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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속도 내는 LG전자, 삼성 이어 전문업체 자회사 편입

Numbers_ 2025. 2. 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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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 속도 내는 LG전자, 삼성 이어 전문업체 자회사 편입

국내 전자업체 맞수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각각 로봇 전문 업체에 투자를 단행하고, 자회사로 편입하며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서 관련 기술력과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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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로보틱스 AI 자율주행 배송로봇 '서비플러스' 제품 이미지/사진 제공=LG전자


국내 전자업체 맞수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각각 로봇 전문 업체에 투자를 단행하고, 자회사로 편입하며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서 관련 기술력과 인재를 확보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30%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의결했다.

베어로보틱스는 2017년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설립된 인공지능(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이다. △로봇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구축 △다수 로봇을 최적화한 경로로 움직이는 군집제어 기술 △클라우드 관제 솔루션 등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3월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해 베어로보틱스 지분 21%를 취득하고, 향후 최대 30% 지분을 추가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콜옵션 행사가 완료되면 LG전자의 베어로보틱스 지분의 51%를 보유하게 된다. 이후 자회사로 편입해 로봇 사업 시너지 확대를 위한 경영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자체 로봇 브랜드인 '클로이' 사업 일체를 베어로보틱스와 통합할 계획이다. 또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베어로보틱스 창업자인 하정우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비롯 주요 경영진은 유임할 방침이다. 특히 베어로보틱스 이사회에도 멤버로 참여해 상업용 로봇 사업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를 통해 상업용 로봇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축적한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가정용∙산업용 로봇 사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LG전자 AI 클로이 로봇 이미지. /사진 제공=LG전자


먼저 가정용 로봇 분야에선 가정용 로봇이 공감지능(AI)을 통해 가족 구성원의 상태를 정교하게 인식하고, 이에 맞춰 가전제품과 서비스를 매끄럽게 연결하는 총체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둔다.

연내 출시 예정인 이동형 AI홈 허브(Q9)가 대표적이다. 'Q9'은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로 집안 곳곳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용자와 소통하고 사물인테넷(IoT) 기기를 유기적으로 연결∙제어한다.

또 이 제품은 카펫이나 바닥의 장애물을 자연스럽게 넘는 섬세한 움직임, 디스플레이로 표정을 표출해 풍부한 감정표현도 가능하다.

앞서 LG전자는 보다 자연스럽게 고객과 대화하기 위해 Q9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음성인식 및 음성합성 기술을 탑재했다. 

가정용 로봇 분야를 총괄하는 HS사업본부의 류재철 사장은 이달 초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Q9에 대해 "전문가 피드백을 받고 사업성을 확인하면서 버전업을 시켜 하반기에 의미 있는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며 "단순히 이동형 AI홈 허브 수준이 아니라 현재 구상하는 AI 홈 서비스와 연계해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묶어서 상품화하려고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생산기술원의 스마트팩토리 사업 주축인 산업용 로봇분야 역시 AI∙디지털전환(DX) 등과 접목해 조 단위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가령 '자율주행 수직다관절로봇'이 대표적이다. 이 로봇은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센서로 주변 환경을 인식해 움직이며 자재를 공급하는 동시에 로봇 팔을 활용한 조립, 불량검사 등이 가능해 다양한 작업을 끊김 없이 자동화할 수 있다.

LG전자 AI 클로이 로봇 이미지. /사진 제공=LG전자


로봇 산업의 패러다임이 소프트웨어(SW)로 전환되는 가운데 이번 협력을 통해 LG전자 전체 로봇 사업의 SW 역량도 한층 고도화될 전망이다.

예컨대 베어로보틱스 SW를 기반으로 상업용∙산업용∙가정용 로봇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각기 다른 로봇 제품을 사용하는 다양한 고객들에게 균질하고 상향 평준화된 솔루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특히 통합 플랫폼은 다양한 로봇에 공통 적용해 개발 기간을 줄일 수도 있다.

아울러 LG전자의 제조 역량·공급망 관리(SCM) 노하우와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는 로봇 사업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제품 판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업용 로봇을 호텔TV·사이니지·IT기기 등 LG전자의 기업간거래(B2B) 솔루션과 결합해 기업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한꺼번에 공급하는 '턴키 수주'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은 "이번 추가 투자는 '명확한 미래'인 로봇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LG전자의 확고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상업용∙산업용∙가정용 등 로봇 사업 전방위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이족보행로봇 '휴보'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한편 삼성전자 역시 최근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35%로 확대하고 최대 주주가 됐다. 총 누적 투자액은 3542억원에 달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Lab)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휴머노이드를 비롯해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에는 AI 집사 로봇 '볼리'와 웨어러블 로봇 '봇핏'도 출시할 계획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CES 2025'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휴머노이드 계획이 빨라질 것 같다"며 "다 같이 가자는 의미에서 로봇추진사업단도 만들고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로봇이 AI를 만나면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며 "삼성이 로봇 분야에 대해 빠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BCC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지난 2023년 784억달러(약 114조원) 규모에서 오는 2029년 1652억달러(240조원) 수준까지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 금융정보업체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의 본격적인 보급 시점을 2030년으로 예측하며 이후 꾸준히 수요가 늘어 2040년 800만대, 2050년 63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용삼 기자 dragonbu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