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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롤러코스터 '암바토비 니켈 광산' 손상차손…투자사 속앓이
2006년 민관 합동으로 투자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이 전기차 배터리 캐즘이 지속되면서 시름을 앓고 있다. 투자를 주도한 광해광업공단은 니켈 가격이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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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민관 합동으로 투자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이 전기차 배터리 캐즘이 지속되면서 시름을 앓고 있다. 투자를 주도한 광해광업공단은 니켈 가격이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지난해 말 광산 투자법인에 대해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똑같이 손실 처리해야 하는 민간 투자사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분법 적용 중단을 선언했다.
17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중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프로젝트(DMSA/AMSA) 법인의 지분법 적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중단 직전까지 포스코인터내셔널 회계에 인식된 지분법 손실은 174억원이다. 지분법 손실은 '관계기업투자손실'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한다.
DMSA/AMSA 지분법 적용을 중단한 결정적 이유는 자본잠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고한 DMSA/AMSA의 총자산은 3조3648억원인데 부채는 3조4682억원이다. 부채 규모가 자산을 초과한 것은 자기자본이 마이너스라는 뜻이다.
DMSA/AMSA은 지난해 매출 6941억원, 순손실 5712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액은 2023년 1975억원 보다 5배 증가했다. 지속된 순손실로 DMSA/AMSA의 자기자본이 감소해 완전 자본잠식으로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2006년 한국광해광업공단, 포스코인터내셔널, STX 등을 주축으로 한국암바토비컨소시엄(KAC)을 구성해 암바토비 니켈 광산에 투자했다. 민간 투자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컨소시엄에 3.9%를 투자했다. STX는 작년 결산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확인이 어려우나 지분 1%를 보유 중이라 포스코인터내셔널 보다 손실 부담은 적을 것으로 추산된다.
암바토비 광산의 연간 니켈 생산량은 4만7000톤으로 전세계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큰 광산이다. 니켈은 이차전지 핵심 원료로 잘 알려졌지만 투자 당시에는 스테인리스강의 핵심 금속으로 부각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금도 광산에서 취득한 니켈을 철강 원료로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당사는 보유 지분만큼 니켈을 받아 와 트레이딩하는 오프테이커"라며 "받아 온 물량을 잘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 관계자도 컨소시엄이 받아 온 니켈의 주 수요처는 철강이라고 설명했다. 공단 측은 "포스코로 납품하는 물량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차전지향은 농도 조절용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켈 판매 이익과 별개로 포스코인터내셔널 회계에 잡힌 DMSA/AMSA 자산 손상은 투자의 키를 쥔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재무적 판단 때문이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의 컨소시엄 지분은 38.17%로 실질적인 운영을 맡고 있다. 공단은 작년 은행단과 프로젝트 법인 채무조정을 진행한 후속 조치로 보수적인 재무 모델을 적용해 평가하기로 했다.
같은 이유로 광물 가격 전망도 비관적인 관점에서 보기로 했다. 실제로 철강 산업과 연관됐지만 전기차 배터리 원료로 부각되다 보니 가격 변동폭이 심한 까닭이다. 3년 전 니켈 현물 가격은 톤당 3만5000달러를 웃돌았지만 현재 1만6000달러 수준으로 꺾였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광물 가격도 출렁인 것이다.
공단은 가격 회복 기대감을 낮게 보고 있다. 향후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을 감안해 작년 회계에 DMSA/AMSA 관련 대규모 손상차손을 이입했다. 공단 관계자는 "손실을 선반영 하는 차원의 일회성 비용이며 가격이 회복되면 손상처리된 것은 환입할 것"이라며 "설비 문제로 지난해 생산량도 줄었지만 올해는 정상적으로 가동한다"고 설명했다.
공단과 투자사 모두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일단락되면 광산 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한때 컨소시엄 탈퇴를 검토했다.
업계 관계자는 "니켈 시장이 작아서 플럭세이션(유동성)이 심하다"며 "시장 상황을 볼 때 매각을 논하기에 적절하지 않아 가격이 회복되는 시점에 기회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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