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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학균 VC협회장 "기술패권 시대…벤처 선진화 필요한 긴급상황"
“기술패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벤처생태계 선진화를 앞당기고 글로벌 1등 기업을 키워내야 하는 긴급상황입니다.”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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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패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벤처생태계 선진화를 앞당기고 글로벌 1등 기업을 키워내야 하는 긴급상황입니다.”
김학균 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는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퀀텀벤처스 본사에서 <블로터>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2017년부터 퀀텀벤처스를 이끌고 있으며, 제16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 회장으로 당선돼 지난달 25일 취임했다.
코스닥펀드 조성·신규출자 확보…7대과제 시동
김 회장은 취임과 함께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7대 과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코스닥시장 유동성 공급 확대 △K-벤처생태계의 글로벌화 △예비 창업자 육성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우수 인력 창업 촉진 △획일적인 업계 규제 개선 △VC산업의 진출입 활성화 △관계기관 소통을 통한 출자 재원 확대 △분과위원회 위주의 협회 운영을 통한 회원사 대관 강화가 있다.
그는 “우리나라 벤처생태계가 기술패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나스닥을 지향점 삼아 선진화해야 한다”며 “아이가 아프면 열부터 잡는 동시에 밥도 먹이고 좀 나아지면 운동도 시키는 것처럼 추진할 당면 과제가 산적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코스닥 시장의 유동성 공급 확대 방안으로 '코스닥벤처펀드 조성'과 '퇴직연금 등 신규 출자처 확보'를 제시했다. 장기적 안목을 갖춘 기관투자자 비중을 늘리고 회수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코스닥 시장 규모를 고려해 전체 시가총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30조~40조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돼야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규모 코스닥벤처펀드가 구성되면 VC가 운용 주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코스닥 상장사 중에 글로벌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할 기업이 나와야 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그 옥석을 가리는 역할을 VC가 잘할 수 있다”며 “VC가 전체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관투자자의 코스닥펀드 참여 유인 방안으로 “단순히 시장 원리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세제 혜택,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 등 유인책을 고려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 허용은 이전 협회장 임기 때부터 추진하던 과제로 정부 부처와 관련 논의가 진전된 상황이다. 그간 퇴직연금 출자는 안정된 자산운용에 집중해야 한다는 인식에 막혀 있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벤처투자가 결코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설득하는 한편, 가입자에게 상품 정보를 잘 알려 선택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퇴직연금 외에도 신규 출자처로 확보할 만한 곳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벤처투자법에 따르면 현존하는 기금 67개 가운데 44개는 벤처펀드, 모태펀드 출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출자에 참여한 기금은 10개에 불과하다. 아울러 사립대학교와 대학원, 전문대학의 적립금은 2023년 말 기준으로 약 12조원에 달한다.
그는 “사립대학교, 대학원, 전문대학이 모두 합쳐 250곳이 넘는다”며 “그중 4곳만 펀드 출자를 했다”며 “관련 담당자들과도 펀드 출자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글로벌화·규제 완화…시장 변혁 중점
K-벤처생태계의 글로벌화는 협회의 중점적인 추진 과제다. 김 회장은 국내 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을 독려해야 하는 이유로 ‘회수시장 다변화’를 꼽았다. 그는 “미국의 경우, 뉴욕 증시와 나스닥은 서로 좋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 관계다”며 “한국도 코스닥, 코스피 시장도 이런 관계를 형성해 세계 증시와 경쟁하며 건전한 발전을 꾀하고 회수시장 다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VC협회는 국내 기업의 해외 상장 지원을 위한 루트를 개발 중이다. 김 회장은 싱가포르와 도쿄 증시와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싱가포르 증시는 적극 환영하는 태도를 보였고, 지원 방안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무조건 해외상장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영 기준을 갖추고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국내 벤처 생태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획일적 업계 규제도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핵심운용인력 교체에 따른 관리보수 삭감과 기관투자자의 보호예수(락업) 규제를 꼽았다. 그는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지만 자율이라는 명목 하에 추가적인 락업을 거는 관행은 개인투자자 보호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가 VC 산업의 유연한 진출입을 돕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협회가 공고를 통해 타 운용사에 매각하고 싶은 투자조합을 접수 받고 준수한 운용능력을 갖춘 GP가 이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분과위원회는 이전과 달리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분과위원회를 통한 내부 소통과 대관 강화를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분과위원장들과 주기적으로 미팅을 하면서 회원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접수하고, 공약 실천을 위한 관계부처와 소통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회원사 참여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단일된 목소리를 내야 정책 건의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업계에서 저를 20여년간 지켜본 분들이 협회장 역할을 맡겨주신 만큼, 어려운 상황에서도 창업, 투자, 회수 시장 모두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공약 실천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강기목 기자 ke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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