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원문 바로가기
[어바웃 G] DB월드, DB메탈 합병 속내는 'DB하이텍' 활용 지배력 강화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를 분석합니다. 골프장 사업을 하는 DB월드가 합금철 제조사 DB메탈을 흡수합병한다. DB메탈 지분 24.3%를 보유하고 있던 김남호 회장은 합병 후 신설 법인 지분율이 6.9%로
www.numbers.co.kr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를 분석합니다.
골프장 사업을 하는 DB월드가 합금철 제조사 DB메탈을 흡수합병한다. DB메탈 지분 24.3%를 보유하고 있던 김남호 회장은 합병 후 신설 법인 지분율이 6.9%로 낮아지게 된다. 다만 DB하이텍을 통해 신설법인에 대해 72.1%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실질적인 지배력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DB월드는 24일 합병 공시를 통해 DB메탈을 1대 0.0362402 비율로 합병한다고 밝혔다. 합병을 통해 DB월드가 존속법인으로 남고 자회사 DB월드건설을 거느리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
합병 후 존속법인 DB월드의 최대주주는 DB하이텍이 된다. DB하이텍은 DB월드 지분 81.8%, DB메탈 지분 28.8%를 보유하고 있었다. 합병으로 지분율은 72.1%가 된다.
김 회장은 16.8%의 DB아이앤씨 지분으로 DB하이텍을 통해 DB월드에 대한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 DB아이앤씨는 DB그룹 지주사로 그룹내 IT솔루션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 회장을 포함해 43.82%가 친인척 등 우호지분이다.
이번 합병은 2023년 DB아이앤씨가 DB메탈을 합병하려던 계획을 접은 뒤 고심 끝에 나온 대안으로 풀이된다. 당시 DB그룹은 DB아이앤씨를 활용해 DB메탈을 흡수합병하려 했으나 시장의 반발로 인해 계획을 철회했다.
상장사였던 DB아이앤씨의 주주들은 합병 발표에 반발했다. 업계에서는 일반지주사 전환을 늦추기 위해 DB메탈을 흡수합병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자회사 DB하이텍으로 인해 지주비율 50%를 넘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를 늦추기 위해 재무구조가 취약한 DB메탈을 흡수합병하려 했다는 것이다.
또 DB메탈을 흡수합병하면 김 회장 지분 뿐 아니라 그가 26.49%의 지분을 보유한 DB인베스트도 DB아이앤씨의 주요주주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지배력 강화 목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시장의 반발로 인해 DB그룹은 정정공시를 통해 '경제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합병 목적에 대한 시장의 오해와 일부 주주들의 우려 등을 감안하여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DB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DB월드의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다"라며 "DB월드가 시행 역할을 하고 DB월드건설을 통해 시공 사업을 펼쳐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병후 DB월드는 DB메탈의 동해시 유휴부지를 확보해 부동산 개발시행, 설계관리, 시공 등 종합부동산회사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DB메탈이 영위하던 합금철 제조업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향후 관련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DB메탈은 지난해 합금철 사업으로 145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280억원의 영업손실과 8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에도 3726억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693억원의 영업손실과 1159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DB메탈은 강원 동해에 합금철 공장을 운영 중이다. 합병후 존속 법인이 동해 부지 개발 계획을 밝힌 만큼 해당 토지에 대한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DB월드는 합병보고서에서 'DB메탈이 보유한 동해시 유휴부지를 확보 해당 부지를 활용하여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을 통한 자산 가치 상승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신고서 상 토지평가명세서에는 DB메탈이 보유한 동해 지역 부동산 내역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병을 통해 DB메탈의 취약했던 재무구조도 개선될 전망이다. 합병 전 DB메탈의 부채비율은 1395%에 달했으나 합병 이후 부채비율은 73.9%까지 줄어들게 된다. 부채비율이 16%로 사실상 무차입 상태였던 DB월드와의 합병 효과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Govern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펌ON] 광장, 국제중재전문가 재커리 샤프 변호사 영입 (0) | 2025.03.28 |
---|---|
아워홈 구지은, 한화 인수전 이후 첫 입장 표명…"방만한 경영 우려스럽다" (0) | 2025.03.28 |
[인터뷰] 캐스퍼 닐슨 교수 "기업 승계 미루지 말고 목표·방향 명확해야" (0) | 2025.03.26 |
[주총 포커스] 하나금융, 금투계열 포트폴리오 다지기…비은행 순익 기여 '30%' 드라이브 (0) | 2025.03.26 |
삼진제약, 오너 2세 조규석·최지현 각자대표 선임…‘공동 경영’ 2세대로 이어간다 (0) | 2025.0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