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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호실적에도 저평가 '늪'…IMM 엑시트 '시계제로'

Numbers_ 2025. 3. 2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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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호실적에도 저평가 '늪'…IMM 엑시트 '시계제로'

하나투어가 코로나19 터널에서 벗어나 역대 최대 호실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주식 가치는 저평가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기업 몸값은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나투어 매각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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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 사옥 /사진=하나투어


하나투어가 코로나19 터널에서 벗어나 역대 최대 호실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주식 가치는 저평가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기업 몸값은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나투어 매각을 추진해 온 IMM 프라이빗에쿼티(PE)로서는 투자금 회수(엑시트) 타이밍을 둘러싼 시계제로 상황이 이어지며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49.6% 늘었다. 매출 역시 6166억원으로 같은 기간 49.8% 증가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이전에도 기록하지 못했던 역대 최고 성적이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로 여행업계가 침체됐을 때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2023년을 기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주가다. 저평가 구간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면서 코로나19 때만도 못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종가 기준 하나투어의 시가총액은 8773억원이다. 하나투어의 52주 최고가는 7만100원으로 시가총액은 1조1243억원이다. 코로나19 시절인 2021년에도 시가총액은 1조원을 웃돌았다.

이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건 IMM PE다. IMM PE는 하모니아1호 유한회사를 통해 하나투어 지분 16.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IMM PE는 지난해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을 선정하고 하나투어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대상은 IMM PE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 더불어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의 지분 6.53%, 권희석 부회장의 지분 4.48% 등 총 27.69%다.

IMM PE는 하나투어의 기업가치에 대해 3조원 이상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하나투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232만3000주를 인수했다. 총 1239억원이 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주당 5만5500원에 매입한 셈이다. 2022년 6월에도 주당 4만9800원에 35만2986주의 신주를 인수했다. 이렇게 IMM PE는 하나투어에 투입한 금액은 총 1465억원이다.

하나투어의 현재 시총은 IMM PE가 처음 투자를 단행할 때보다는 낫지만, 내부수익률을 생각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IMM PE가 유상증자에 참여했을 때 하나투어의 기업가치는 7736억원으로 평가됐다.

이런 와중 하나투어가 배당을 줄이면서 반전을 노릴 호재를 더욱 찾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 적자를 보기 전인 2019년 하나투어는 주당 400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했다. 시가배당율은 0.8%로 배당금 총액은 44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2023년 흑자로 전환한 후 역대급 배당인 주당 5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시가배당율은 7.79%로 배당금 지급에만 총 774억원을 사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도 주당 배당금은 2300원에 그쳤다. 시가배당율은 4%대로 낮아졌고 배당금총액도 356억원으로 감소했다. 동종 업계인 모두투어의 시가배당율이 2.4%였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전년 대비 배당을 낮춘 것은 밸류업 기조에 맞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하나투어의 저평가가 지나치다는 반응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하나투어가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사라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른 여행 플랫폼의 상장 후 밸류에이션이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하나투어의 기업가치가 1조원 중반대로 거론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업가치와 별개로 실적 개선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대신증권은 하나투어가 올해 영업이익 8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5년에는 티몬·위메프 및 난카이 대지진 악재로 인한 일회성 비용 소멸 효과와 중국 패키지 중심의 성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