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외부감사 핵심사항 진단] 동부건설, 불어난 '미청구공사 충당금' 리스크 관리 과제

Numbers_ 2025. 3. 2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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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감사 핵심사항 진단] 동부건설, 불어난 '미청구공사 충당금' 리스크 관리 과제

동부건설의 외부감사인은 미청구공사 관리를 핵심 감사사항으로 다뤘다. 미청구공사 총액이 증가하지는 않았으나 여기에 반영한 대손충당금이 불어나면서 재무에 타격을 받았다.미청구공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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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동부건설

 
동부건설의 외부감사인은 미청구공사 관리를 핵심 감사사항으로 다뤘다. 미청구공사 총액이 증가하지는 않았으나 여기에 반영한 대손충당금이 불어나면서 재무에 타격을 받았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했으나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뜻한다. 공사 진행률에 따라 대금을 받는 건설업의 특성상 자연스레 생기고 없어지고를 반복한다. 건설사는 장부에 수익으로 기록하지만 이해관계나 상황에 따라 받지 못할 수도 있어 잠재적 손실로 취급받는다.
 

/자료=공시 가공


동부건설의 2024년 미청구공사 총액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를 적용한 연결기준 2228억원이다. 전년(226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고 2022년 3174억원과 비교하면 1000억원 이상 줄었다. 다만 미청구공사 대손충당금이 급증하면서 손실 리스크가 현실화했다.

지난해 미청구공사 대손충당금은 121억원으로 전년 21억원 대비 악화했다. 연간 미청구공사 대손충당금 설정률도 상승 추세로 2020년~2022년까지는 0.3~0.5% 수준으로 관리됐지만 2023년에는 0.9%로 증가했고 지난해 5.5%를 기록했다.

동부건설의 외부감사를 맡은 대주회계법인은 미청구공사를 핵심 감사사항으로 선정했다. 건설업 불황과 맞물려 미청구공사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 '미청구공사 회수 가능성은 발주처와의 의견 불일치, 발주처의 재무 상태 악화 등에 대한 경영진의 회계추정과 판단이 수반됨에 따라 핵심 감사사항으로 다뤘다'고 밝혔다. 미청구공사 금액이 유의적인 계약을 식별하고 발주처에 대한 재무적 리스크, 계약상의 청구 조건, 지연배상금 조건, 준공기한 등을 확인했다.

사업별 미청구공사 내역은 건축이 1170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어 토목 542억원, 엔지니어링 258억원, 주택 235억원, 플랜트 2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올해 미청구공사 대손충당금이 증가한 것은 일부 사업장에서 발생한 이슈이며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자료=공시 가공


실제 공사대금을 청구한 매출채권에서도 대손충당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채권 대손충당금은 2020년~2022년 100억원 초중반 수준이었으나 2023년 172억원, 지난해 29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매출채권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14.5%로 평년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매출채권이 급증한 것에 기인한 착시 효과다.

한편 대주회계법인은 2023년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AA13-2BL 공공주택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감사에서 강조 사항으로 봤다. 동부건설은 GS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공사를 진행했고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정지 8개월,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각각 받았다. 대주회계법인은 집행정지 신청 및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집행정지 상태지만 이에 따른 사업, 재무, 경영성과 등에 미칠 영향을 예측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실적으로 매출 1조6884억원, 영업손실 96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순손실은 10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49억원에서 크게 악화했다. 올해 원가 혁신을 통해 턴어라운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