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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건설부문, 흑자전환 '금융비용 축소' 착시효과?
한화 건설부문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액이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금융비용이 줄면서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한화는 18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실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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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건설부문이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액이 전년대비 감소했으나 금융비용이 줄면서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한화는 18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건설업 매출은 4조139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41억원, 719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한화 건설업 매출은 5조3266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1억원, -1222억원이었다.
수치상 매출 감소 속에서도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지난해 금융손익 등으로 28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2023년과 2022년에는 각각 -1200억원, -1311억원의 금융손익 등 비용이 발생했다.
한화 건설부문의 실적 저하의 원인이었던 금융손익 계정의 세부 내용은 회사합병결정 공시를 통해 단서를 찾을 수 있다. 한화건설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간 3000~4000억원 규모의 금융비용을 지출하고 있었다.
한화건설은 합병 전 2022년 6월 기업어음 1050억원, 단기사채 3000억원, 회사채 8467억원을 각각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2022년 한화가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한 이후 부채 규모는 4조9898억원에서 9조3862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2021년 3983억원이던 금융비용도 2022년 5474억원으로 늘어나면서 건설업 합병으로 인한 재무적 영향을 크게 받았다.
업계는 당시 한화의 한화건설 흡수합병을 지주비율 유지를 위한 선택으로 평가했다. 지주비율은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지주비율이 50% 이상인 경우 지주사로 전환해야 한다.
한화의 경우 그룹내 최상위 기업이지만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아니다. 한화가 지주회사가 되면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한화생명 등 지분을 매각해야 하므로 지주비율 유지를 위해 합병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또 일부에서는 당시 강원중도개발공사 기업회생 신청 영향으로 건설업의 신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한화건설의 회사채 상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합병카드를 꺼내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한화 합병 이후 한화건설이 조달했던 회사채는 한화 회사채로 전환됐다. 다만 조달 주체가 한화건설이었기 때문에 그간 금융비용 등은 건설업에 더해져 재무제표상에 기록돼 온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건설 시절 발행된 103회, 108회, 190-1ㆍ2회, 113-1ㆍ2회 회사채 등은 합병을 통해 한화의 235회, 238회, 239-1ㆍ2회, 243-1ㆍ2회 회사채 등으로 변환됐다. 당시 전환됐던 회사채 대부분 2023년과 2024년 만기가 도래하면서 상환, 차환됐다. 한화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신규 회사채 발행을 통해 6840억원을 조달했다.
신규 발행된 회사채에서 발생한 금융비용은 각 부문에서 고르게 비용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2023년 금융손익 등으로 776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725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각 사업부문별 금융손익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1년만에 한화건설의 금융손익은 크게 개선된 반면 화약제조업, 도소매업, 화학제조업, 태양광사업 등의 금융손실은 전년 대비 늘어났다. 회사채 등 조달을 통해 발생한 이자비용, 외환손익 등이 그룹 내 타 사업부문에 전반적으로 전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턴어라운드 실적은 일종의 착시효과였던 셈이다. 한화는 건설부문에서 올해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3조1000억원 규모의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공사와 1조6000억원 규모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공사 등을 통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데이터센터 시공 등 한화가 강점을 지니는 사업 영역에서의 수주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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