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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삼분지계] 증여세 마련 시나리오 '주담대·한화에너지'
이달 말 김승연 한화 회장이 ㈜한화 지분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 이 과정에서 삼형제가 내야 할 세금은 총 2000여 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분 5.21%를 수증한 김동관 부회장이 총 세금의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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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김승연 한화 회장이 ㈜한화 지분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 이 과정에서 삼형제가 내야 할 세금은 총 2000여 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분 5.21%를 수증한 김동관 부회장이 총 세금의 절반 부담하고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이 남은 절반을 각각 나눠서 지급하게 된다.
3형제의 증여세 재원으로 주식담보대출이 가장 유력하게 떠올랐다. 앞서 2006년 김 회장으로부터 일부 지분을 받았을 때도 주식을 담보로 재원을 마련한 적이 있다. 2023년 모친 상속 분에 대한 세금을 낼 때도 주식을 활용했다.
다만 이자를 고려하면 주식담보대출만 활용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보조 재원으로 기업공개(IPO) 대기 중인 한화에너지가 꼽힌다. 구주매출 혹은 상장 후 배당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2000억 증여세' 재원 주담대 유력
김 회장이 증여하게 될 주식 평가액은 3459억원이다. 증여일 기준으로 전·후 2개월, 총 4개월간 평균 시세를 대입해 계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4월 말 증여 예정이기 때문에 2, 3월 평균 종가를 기준으로 환산했다.
현행 세법상 최대주주 지분은 상속 및 증여시 평가액에 20%를 가산하는 '할증평가' 대상이다. 중소기업 등 할증 예외 조항도 있지만 한화는 해당되지 않는다.
주식 평가액 3459억원에 '1+할증률 20%'를 가산하면 4151억원이다. 여기에 세율 50%를 적용하면 3형제의 증여세는 총 2075억원으로 추산된다.
대략 2000억원의 세 부담을 지는 상황에서 형제는 우선 차입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 주식을 담보로 금융사에서 현금을 융통하는 것이다.
세 아들은 2007년 12월 부친에게 총 300만주의 ㈜한화 주식을 받고 지분 일부를 장내 매각했다. 김 부회장은 수증한 주식의 절반인 82만5000주를 처분해 시세로 570억원 상당을 현금화했다. 김 사장, 김 부사장도 각각 41만2500주를 장내 매도했다.
당시 3형제는 20대로 승계가 급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분을 지키면서 증여세를 마련할 수 있는 정공법은 주식담보대출이 유력하다.
재계 관계자는 "정직하게 세금을 낸다면 주식담보 대출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이라고 귀띔했다.
담보로 맡긴 주식 평가액의 최대 70%까지 조달 가능하다. 김 부회장은 한국증권금융에 130만주를, 종로세무서에 34만3000주를 각각 맡긴 상태다. 또한 김 사장은 우리은행과 종로세무서에 총 159만3000주를, 김 부사장은 한국증권금융·종로세무서에 160만3892주를 각각 맡겼다. 이미 담보 및 공탁물로 제공한 주식을 제외하고 4월 증여분을 감안하면 3형제가 주식담보대출로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최대 750억~1759억원(2일 종가 기준)으로 추산된다.
오너 100% 한화에너지 구주매출 불가피
주식담보대출 금리 조건이 4%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차입 외에 다른 수단을 병행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상장을 준비 중인 한화에너지를 활용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3형제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지분 구조상 구주매출을 할 수 밖에 없다"며 "IPO와 승계를 엮어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화에너지 지배구조는 김 부회장이 50%,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이 각각 25% 씩 지분을 보유 중이다. 발행 주식 수는 작년 말 기준 1354만2668주다. 지난달 말 주총에서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쪼개는 액면분할 안을 결의해 향후 주식 수는 지금 보다 10배 늘어난다.
한화에너지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공모 구조는 아직 미정이다.
시장은 상장 후 유동성을 고려하면 구주매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모든 구주매출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장 후 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선 금융당국도 구주매출에 제동을 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구주매출 비중을 10~20%로 최소화한다면 흥행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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