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L파트너스(이하 JKL)의 2023년은 국내 주요 사모펀드(PEF) 운용사로서의 존재감을 재확인한 해로 기억될 법하다. 올해 가장 거래 규모가 컸던 ‘HMM’ M&A 딜에 하림그룹과 컨소시엄을 이루고 참여해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을 받으면서다.
아울러, 첫 보험업 포트폴리오이자 조 단위 대어로 평가받는 ‘롯데손보’에 대한 회수를 본격화한 점도 크게 주목받았다. 연초 롯데손보의 매각이 본격 개시될 예정인 가운데 JKL은 치열하고 분주하게 새해를 맞을 전망이다.
하림과의 파트너십 기반으로 ‘6兆 메가딜’ 성사
2023년은 고금리 여파와 새마을금고 출자 중단 등으로 투자금융 업계의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인수·합병(M&A) 시장 역시 크게 위축된 한 해였다. 다만, 올 한 해 가장 거래 규모가 컸던 HMM M&A 등 가뭄의 단비 같은 큰 거래가 시장을 달궜다. 6조4000억원 규모의 HMM 딜에는 하림-JKL 컨소시엄이 동원그룹을 제치고 우선협상자에 선정되며 승기를 잡았다.
JKL과 하림그룹의 인연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당시 JKL은 2007년 선진, 2008년 팜스코, 2009년 한강 CM, 2011년 미국 알렌패밀리푸드 등 하림그룹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는 주력 계열사 인수 자문을 도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이후에도 JKL은 하림그룹과 컨소시엄을 꾸려 팬오션 인수에 성공했고, 최종적으로 불발됐지만 2021년에 이스타항공 인수도 함께 추진하며 신뢰를 공고히 했다.
팬오션 인수 당시 JKL은 하림그룹과 공동 투자사일뿐 아니라 딜을 구조화하는 자문 역할 등을 수행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점을 감안하면 HMM 딜에서는 JKL이 단순 FI로서 제한적 역할을 수행했지만 JKL은 이번 거래의 조연으로서 하림그룹의 자금 부담을 크게 덜어줬다. JKL이 하림지주의 HMM 인수를 위한 재무투자자(FI)로서 최소 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며 하림그룹의 든든한 ‘우군’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하림-JKL컨소시엄이 HMM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끊임없이 유찰 가능성이 제기됐다. 5조~8조원 수준에 달하는 높은 예상 매각대금 때문이다. 도중 원매자였던 LX그룹이 HMM 인수를 포기한 사실도 전해지면서 딜 성사 가능성에 의심의 눈초리가 커졌다. 그러나 하림그룹은 JKL파트너스로부터 조달을 포함해 매각 측이 제시한 예정가격보다 높은 6조4000억원을 인수희망가로 제시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다. 양사의 신뢰 관계가 이번 거래 성사에 한몫한 셈이다.
첫 금융업 포트폴리오 ‘롯데손보’, 엑시트 순항할까
현재 매각 추진 중인 롯데손보에 대한 투자회수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이번 회수 작업은 JKL 입장에선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JKL 역사상 첫 금융업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엑시트부터 투자 결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JKL은 연초 본격적으로 인수 후보자를 상대로 마케팅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매각절차가 진행된다면 상반기 중 롯데손보의 새 주인 및 JKL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대한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금번 매각 대상은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 지분 77%로, 매각가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초반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2019년 JKL이 7300억원가량을 투입해 롯데손보 지분 77%를 확보했던 점을 감안하면 밸류가 2~3배가량 뛴 것이다.
JKL이 롯데손보를 인수한 뒤 수익성 높은 장기인보험에 집중한 덕분이다. 퇴직연금을 제외한 원수보험료 내 장기보험 비중은 2019년 72%에서 2023년 3분기 기준 ~%로 증가했다. 장기보장성보험은 판매 초기 많은 사업비가 들어가지만 장기적으론 큰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보험업계에서 ‘알토란’ 같은 사업으로 통한다.
사업구조 개편으로 밸류업(기업가치 상승)에 성공은 했지만 JKL이 원매자로부터 원하는 수준의 가격을 받아낼 수 있을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시장점유율과 최근 수년간 실적이 계속 부진했다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고평가를 받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 롯데손해보험은 시장점유율은 2.4%에 그치는 중소형 손해보험사로 작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롯데손해보험은 63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현금창출능력을 엿볼 수 있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마이너스(-) 487억원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지 못했던 셈이다.
물론, 올해 2023년 3분기(누적) 순이익이 2629억원을 기록하는 등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롯데손보가 가이드라인 적용에 따른 실적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급법'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 원칙대로 전진법을 적용하는 경우 3분기(누적) 5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얼어붙은 보험사 M&A 시장도 매각의 걸림돌이다. 올해 시장에는 KDB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 등 다수의 보험사 매물이 나왔지만 매각이 성사된 회사는 한 곳도 없다. 이로 인해 JKL의 롯데손보 투자금 회수에 청신호가 켜질지 여부에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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