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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둘러싼 오해]⑨ VIG가 살린 오토플러스…맞춤 경영으로 '위기 탈출'

Numbers_ 2025. 4. 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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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둘러싼 오해]⑨ VIG가 살린 오토플러스…맞춤 경영으로 '위기 탈출'

사모펀드가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론스타 사태 이후 잊힌 듯했던 주홍글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제는 해외자본을 넘어 토종 사모펀드까지 손가락질의 대상이다. 그러나 지나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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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가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론스타 사태 이후 잊힌 듯했던 주홍글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제는 해외자본을 넘어 토종 사모펀드까지 손가락질의 대상이다. 그러나 지나친 감정은 이성을 흐리게 한다. 맹목적인 비난이 난무하면서 사모펀드 본연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졌다. 사모펀드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따져본다. <편집자 주> 

VIG파트너스 /사진=VIG파트너스 홈페이지 갈무리


VIG파트너스는 철저한 기업 분석을 바탕으로 오토플러스의 반전을 이끌어냈다. 단기 수익에만 집중하지 않고 본질적 문제를 짚어내 체질을 개선한 VIG의 전략은 사모펀드(PEF)가 기업 성장의 촉매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VIG가 오토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오토플러스는 금융사 리스·렌터카 반납 차량을 도매로 유통하던 기업이었다. 오토플러스는 그간 중고차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소매 채널로의 확장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성급한 확장 전략은 되려 위기로 이어졌다. 오토플러스가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두고 차량 매입을 진행하면서 재고는 쌓이고 회전율은 떨어져 손실을 내고 있었다, 2018년 오토플러스는 83억원의 영업손실과 9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오토플러스의 전환점은 전문경영인 체제였다. VIG파트너스는 오토플러스 인수 직후 창업자 중심 체제에서 전문경영진 체계를 도입했다. 차량별 매입가, 상품화 비용, 회전 기간 등 핵심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로베이스에서 사업 구조를 다시 설계했다. 출점 전략과 마케팅, 인센티브 체계까지 손을 대 소매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도매 사업에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는 외부 경매장에 출품해 수수료를 지불했지만, VIG는 자체 온라인 경매 플랫폼 ‘차옥션’을 론칭했다. 이 과정에서 도매 차량을 직접 유통하며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수익원을 바꿨다. 이 플랫폼은 현재 400여개의 회원사를 보유한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운영 효율화도 병행했다. 직영 상품화 공장에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해 공정 시간을 분 단위로 관리했고, 전사적자원관리 시스템으로 내부 관리 체계도 업그레이드했다.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매입가를 정밀하게 산정하면서 손실도 줄였다. 그 결과 오토플러스는 2019년 영업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오토플러스의 성장은 빠르게 진행됐다. 오토플러스는 2019년부터 다변화된 판매 채널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외형 확대를 시작했다. 주요 금융사를 대상으로 차량을 최적의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원스톱 솔루션으로 조달 물량을 늘렸고, 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차량을 직접 매입하는 개인과 기업간 거래 비중이 높아졌다.

한때 7개까지 줄었던 오프라인 지점은 현재 9개로 확대됐고, 효율이 높아지면서 소매 판매량은 2019년 5546대에서 2024년 1만2305대로 늘어났다. 차옥션의 확장으로 도매 판매까지 포함한 전체 판매량은 같은 기간 8849대에서 1만8642대로 두배 이상 늘었다.

재무 지표도 크게 개선됐다. 2019년 1419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3573억원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은 17억원에서 210억원으로 성장했다.

VIG는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이었다. 직원 수는 329명에서 363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직원 1인당 매출은 4억3000만원에서 9억8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워라밸 개선을 위한 복지 포인트 제도와 가정의 날, 사내 신문고 운영 등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제도를 도입했고, 유튜브 채널 운영과 라이브 방송 등 고객 소통에도 힘썼다.

VIG의 투자는 중소형 중고차 유통업체의 체질 개선 가능성을 입증함으로써,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과 고용 유지 등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한 것이다. VIG는 2025년 초 오토플러스의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예고했다. 올해 1분기에는 월 판매 대수 2000대, 월 매출 400억원을 초과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오토플러스는 2030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업의 특성과 리스크 요인을 깊이 분석해 이에 맞는 경영 체계와 수익 모델을 재설계한 점이 돋보인다”며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필요한 사모펀드의 역할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