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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둘러싼 오해]⑪ 한투PE-SG PE가 이끈 대한조선의 '부활'

Numbers_ 2025. 4. 2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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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둘러싼 오해]⑪ 한투PE-SG PE가 이끈 대한조선의 '부활'

사모펀드가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론스타 사태 이후 잊힌 듯했던 주홍글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제는 해외자본을 넘어 토종 사모펀드까지 손가락질의 대상이다. 그러나 지나친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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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가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론스타 사태 이후 잊힌 듯했던 주홍글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제는 해외자본을 넘어 토종 사모펀드까지 손가락질의 대상이다. 그러나 지나친 감정은 이성을 흐리게 한다. 맹목적인 비난이 난무하면서 사모펀드 본연의 역할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경계가 모호해졌다. 사모펀드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따져본다. <편집자 주> 

 

대한조선 조선소 /사진=대한조선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와 SG프라이빗에쿼티(SG PE)가 회생기업의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법정관리 기업에 대한 투자는 고위험·고수익 특성상 부담이 크고 성공 사례를 만들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두 운용사는 사업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며 난이도 높은 구조조정 투자를 잇달아 성사시켰다.

대한조선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투PE-SG PE가 대한조선에 투자한 시점은 2022년이다. 두 운용사는 기업구조혁신펀드를 통해 KHI그룹과 컨소시엄을 꾸려 대한조선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총 투자금은 2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1300억원은 한투PE-SG PE 컨소시엄이 책임졌다. 1300억원 중 100억원은 전환사채(CB) 형태로, 나머지 300억원은 사모사채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대한조선은 과거 대주그룹 계열사로 조선업 불황으로 인해 지난 2009년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과 기업회생절차를 거쳤다. 2014년 법정관리를 졸업했지만 이후에도 산업은행 관리하에 있던 상황이었다. 이후에도 기존에 수주했던 저선가 물량들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였던 데다 선박 건조 필수 원자재인 후판의 가격 급등으로 손실을 내고 있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단순 자금 투입 이상의 체질 개선이 필수적이었다.

컨소시엄 인수 후 대한조선은 조선업 호황기에 발맞춰 수주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인재 영입, 컨테이너선 등 선종 다변화 등의 기업가치 향상(밸류업) 활동에 나섰다. 단순히 재무적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고 수주 파이프라인 강화, 생산성 개선 등 사업 기반을 근본적으로 안정시킨 것이다. 그 결과 신규 건조 수요 급증 등으로 이어졌고 안정적인 자금 조달까지 더해지며 수익성 또한 개선됐다. 후판 단가 하락 등 거시경제의 우호적인 여건도 수익성 개선에 한몫했다.

2022년 손실을 기록하던 대한조선의 영업이익은 2023년 359억원, 2024년에는 1582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753억원으로 50% 이상 성장했다. 현재는 대한조선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이후 한투PE-SG PE는 보유 중이던 사모사채를 지난해 전액 상환받았고 남은 CB는 1000억원은 KHI-안다H자산운용 컨소시엄에 1600억원에 매각해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완료했다. 내부수익률(IRR)은 약 25%에 달한다.

두 운용사는 예식장 운영사 티앤더블유코리아에도 2021년 공동 투자해 또 다른 밸류업 사례를 만들어냈다. 2008년 설립된 티앤더블유코리아는 해산물 뷔페 프랜차이즈 '토다이'를 운영하는 등 외식 사업과 예식장 사업을 영위해 왔다. 이후 외식 사업을 정리하고 예식장 사업에 매진해 왔으나 코로나19 등으로 직격탄을 맞고 회생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양사의 투자로 티앤더블유코리아는 회생 절차를 패스트트랙으로 종결했다.

이후 실적 개선에 집중한 결과 티앤더블유는 2022년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했다. 2020년 236억원을 기록하던 매출액은 지난해 449억으로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00억원을 기록했다. 양사는 티앤더블유코리아가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서 올해 중으로 250억 규모의 CB를 상환받기로 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은 본래 리스크가 크고 성공 사례를 만들기도 어려운 영역"이라며 "한투PE와 SG PE가 공동으로 운용한 펀드 중 대한조선과 티앤더블유코리아 투자는 모두 준수한 성과를 거둔 트랙레코드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