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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둘러싼 오해]⑦ 'ESG 앞장' 스틱인베, 대경오앤티 친환경 회사로 '탈바꿈'
스틱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사모펀드 운용사(PE)다. 굴리는 펀드의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총 7조6790억원에 달한다. 자회사로 스틱벤처스와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을 두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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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사모펀드 운용사(PE)다. 굴리는 펀드의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총 7조6790억원에 달한다. 자회사로 스틱벤처스와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을 두고 있다. 국내 PE 중에서는 유일한 상장사이기도 하다. 통상 PE들은 정보 공개에 대한 부담으로 상장을 꺼리지만 스틱은 상장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했다.
특히 스틱은 투자 모든 단계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들을 분석·적용하고 있다. 경영과 펀드 운용에 있어서도 ESG를 최우선 가치로 둔다. 이는 포트폴리오에 담은 기업 경영까지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경오앤티다. 스틱인베는 2017년 945억원에 대경오앤티 지분 70%를 인수했다. 당시 대경오앤티는 도축 부산물을 수거해 렌더링 공정을 거쳐 사료와 공업용 유지의 원재료로 공급하는 업체였다. 국내 사료용 동물성 유지 부문 1위 업체였지만 스틱은 대경오앤티를 인수할 때부터 고부가가치 신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틱인베는 대경오앤티의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연료 원료 사업을 꼽았다. 도축 부산물에서 나오는 동물성 유지·폐식용유를 정제해 만든 기름을 바이오연료의 원료로 판매했다. 대경오앤티가 공급하는 바이오연료 원료는 화석연료 대비 탄소 발생이 적어 친환경 자동차, 항공유 재료로 활용됐다.
바이오연료 원료 판매 사업을 구축하면서 실적이 크게 뛰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대경오앤티의 바이오연료 원료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다. 스틱인베가 인수했던 2017년 대경오앤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316억원이었는데 2022년에는 6323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4억원에서 817억원으로 12배 넘게 늘었다. 인수·합병에서 기업가치 산정에 활용되는 상각 전 영업이익는 70억원에서 814억원으로 11배 증가했다.
스틱이 2021년 대경오앤티 매각에 나섰을 때부터 인수전은 치열했다. 탈석탄 기조가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였고 항공유 등에 바이오연료 첨가를 필수화하는 움직임도 있었기 때문이다.
2022년 대경오앤티 인수 숏리스트에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유진PE, 골드만PIA,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들었다. 결과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TI)이 대경오앤티를 인수했다. SKTI는 2023년 12월 KDB산업은행, 유진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경오앤티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기업가치는 4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스틱인베의 대경오앤티 매각은 시대 흐름을 읽는 선구안과 경영 역량을 입증한 딜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ESG를 중요 가치로 두는 경영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받았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스틱은 대경오앤티 최대주주로 있는 동안 바이오연료 분야 전문가 영입도 활발했다"며 "스틱의 ESG 철학이 반영됐고 결과적으로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스틱인베의 ESG 경영은 펀드레이징에도 도움되고 있다. 스틱인베가 2021년 결성한 스틱글로벌혁신성장펀드는 ESG 원칙을 적용한 국내 첫 블라인드펀드다. 스틱글로벌혁신성장펀드와 병행펀드인 스틱아시아인프라스트럭쳐이노베이션펀드는 ESG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으로부터 700억원을 출자받았다. AIIB가 국내 PE가 조성한 펀드에 출자한 것은 처음이었다. 스틱인베는 AIIB로부터 ESG 관련 투자 체계 수립을 직접 자문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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