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최대 2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2021년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한 지 3년만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주로 금리가 낮은 외화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이번에 원화채 만기가 도래하면서 효과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국내 공모 시장을 찾았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1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각각 3년물 1200억원, 5년물 300억원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까지 발행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초 네이버는 3년물 1100억원, 5년물 400억원을 각각 발행할 예정이었다. 네이버는 주관사단과 협의해 3년물을 늘리고 5년물을 줄였다.
올해 들어 단기채가 민평 평가 금리 대비 낮은 수준에서 낙찰되는 반면 장기채가 약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투심이 위축된 데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한화솔루션과 HL만도는 5년물 회사채 모집에서 언더발행에 실패했다.
네이버 이자율은 회사채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수익률의 산술평균에서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다. 주관사는 NH·KB·한국투자증권이며 인수단은 미래에셋·신한투자·하나증권이다. 조달 자금은 오는 2월 25일 만기도래하는 1500억원의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을 포함해 2013년 NHN의 인적분할로 출범한 이래 네이버의 공모채 발행 사례는 총 네 차례에 그친다. 네이버는 앞서 지난 2021년 2월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그전에는 2013년 1000억원, 2015년에 1500억원의 자금을 국내 공모시장에서 조달했다.
네이버가 외화채 등 해외 조달을 선호한 결과라는 평가다. 특히 일본 시장으로부터의 외화차입, 사무라이 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 등을 적극 진행해왔다. 일본 채권 시장의 금리가 국내보다 낮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버는 2021년에는 주관사 모건스탠리·미래에셋증권·씨티증권을 통해 1조315억원을 1.5%에 조달했다. 2023년에는 미즈호증권과 씨티증권을 통해 1826억원을 조달했다. 평균 금리는 1.685%다. 무디스와 S&P로부터 각각 A3, A- 등급을 받았다.
네이버 측은 이번 국내 자금조달에 대해서 “그동안 외화채를 발행하다가 이번에 국내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국내채 발행이 가장 효과적인 자금조달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만기 상환되는 회사채가 원화라서 원화로 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한국기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A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사업 확장에 따른 비용에도 연결기준 15%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라인과 Z홀딩스 경영통합으로 순차입금은 2019년 마이너스(-) 2조원에서 올해 9월 3조5000억원으로 치솟았다. 다만 고수익 구조에 기반한 현금창출력을 토대로 자금 소요를 충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의 연간 EBITDA(에비타, 상각전영업이익)는 2조원 내외다.
네이버는 적극적인 사업과 서비스 확장 전략에 힘입어 2019년 이후 연평균 25%의 외형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주력 사업인 서치플랫폼(광고)과 커머스 부문은 매 분기 4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15.55%다. 부채비율은 49.3%, 차입금 의존율은 13%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인터넷 검색시장에서의 독보적 시장 지위와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인 광고부문은 시장 성장 대비 양호한 외형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견조한 이커머스 거래액 등에 힘입어 커머스 및 핀테크 부문의 성장흐름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신규사업의 글로벌 확장 기조 등을 고려하면, 동사 외형은 향후에도 성장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송종휴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사업 경쟁력 확대를 위한 투자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견조한 이익창출력에 기반한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과 보유 재무탄력성을 통해 자금소요를 자체 충당하며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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