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배민, 영업비 증가?...배달앱 할인 경쟁에 진땀

Numbers 2024. 1. 18. 14:52

(사진=배달의민족 홈페이지 갈무리)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최근 프로모션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3조원 가까운 연 매출액을 내며 외형적 성장을 이뤘지만, 할인 프로모션을 앞다퉈 진행하는 치열한 배달앱 경쟁에 따라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우아한형제들 모회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2023년 3분기 IR자료를 보면, 아시아 지역 총 상품 판매량(GMV. Gross Merchandise Volume)은 63억9000만 유로(약 9조3300억원), 매출액은 9억3000만 유로(약 1조3600억원)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6.2%, 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GMV의 마진율은 6%대에서 소폭 하락세를 그렸다. 딜리버리히어로는 "한국에서 프로모션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달러 환율 상승, 인플레이션, 한국의 프로모션 비용 증가로 수익성에 부담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GMV 마진율은 국제회계기준(IFRS)의 영업이익률과 다른 지표다. 다만 딜리버리히어로 아시아의 수익성을 엿볼 수 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아시아 매출액에는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푸드판다(동남아시아·대만·홍콩), 글로보(동유럽·중동·아프리카 일부)가 포함된다.
 

딜리버리히어로 2023년 3분기 전자앱 내 총 판매량(GMV) 마진율 (사진=딜리버리히어로 IR 자료 갈무리)


라이더 비용도 비싼데…할인 프로모션 비용 증가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배달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됐다. 이에 따라 매년 3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템에 감사보고서를 공시한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매출액은 매년 크게 성장해 2020년 1조994억원으로 첫 1조원을 넘었다. 2021년엔 매출액 2조87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2022년 매출액은 2조9471억원으로 3조원대를 바라봤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까지 손실을 지속하다 2022년 4240억원으로 처음 흑자를 냈다. 이는 버는 돈이 많아져도 영업비용으로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은 상황을 보여준다.
 


우아한형제들 영업비용에서 인건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외주용역비다. 외주용역비는 배달 대행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배달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비용이다. 광고선전비는 2022년까지 한 자릿수 비중이었지만, 최근엔 부담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기엔 배달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 배달 노동자가 부족해져 그분들을 모시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며 "최근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 전환) 상황에선 이탈하는 배달앱 이용자를 잡기 위한 할인쿠폰 발급 등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

2023년부터 국내 배달앱은 떠나가는 소비자를 잡기위해 경쟁적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2023년 4월 쿠팡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수도권에서 주문 시 음식 값의 10%를 할인하기 시작했다. 11월부터 이 할인 마케팅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쿠팡이츠가 경쟁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2위인 요기요 자리를 위협할 만큼 이용자를 끌어모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요기요도 배달비 무료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 가격을 반으로 낮췄다.

배달의민족은 생일 할인, 특정 매장 주문 할인, 수능·아시안컵·연말 등 시즌 할인을 제공했다. 특히 2023년 5월 '멤버십도 패스도 필요 없어요. 배민에서는 누구나 추가 할인 ~15%' 슬로건을 내세우며 경쟁사를 의식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 마케팅으로 각종 할인 쿠폰을 중복 적용할 수 있게 했다. 


배민, '국내 배달앱 1위·성장세 유지' 강조


우아한형제들 측은 최근 국내 시장 할인 경쟁에 따라 일정부분 비용 부담이 있으나, 국내 배달앱 시장 1위를 공고히 하고 실적 성장세가 이어진다는 입장이다.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60%로 1위인 것으로 추산된다. 2위 요기요가 20%, 3위 쿠팡이츠가 15%다. 앱 데이터 분석기업 모바일인덱스 조사를 보면, 2023년 12월 배달의민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995만명을 기록했다. 요기요(583만명), 쿠팡이츠(519만명) 보다 각각 3.8배 많은 수준이다.

배달의민족은 외식업 외 신선식품, 생필품, 전자기기 등 판매 상품 영역을 넓혀 이용자 유입을 지속한다.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 김범준 전 최고경영자(CEO) 시절 배달의민족 성장 방향을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잡았다. 이후 빠르게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배달하는 '비(B) 마트' 서비스를 개설했다. 현재 CU·이마트24 등 편의점, 홈플러스(신선식품 판매), 삼성프라자와 애플 프리스비가 입접해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도 판매한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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