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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외형확장 나선 휴림로봇, 이번엔 2차전지 이큐셀

Numbers_ 2024. 1. 23. 08:35

휴림로봇 홈페이지 캡처 화면.


산업용 로봇 기업인 휴림로봇이 이화전기그룹(이하 이화그룹)의 2차전지 장비회사 이큐셀 인수에 나섰다. 휴림로봇은 매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조용 로봇 사업만으로 수익이 나지 않자, M&A(인수·합병)를 통해 새 기회를 찾고 있다.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휴림로봇은 자동차 부품 사업부터 AI(인공지능) 반도체, 2차전지를 아우르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큐셀은 최근 휴림컨소시엄을 최대주주 변경 관련 우선협상 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현재 이큐셀 지분은 이화그룹 계열사인 이아이디(75.36%), 이화전기공업(11.29%)가 각각 보유하고 있는데, 매각 대상 지분은 이 중 51% 이상이다. 이화그룹은 최소 51%부터 보유 전량인 86.65%까지 매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지분은 휴림에이텍(32.03%)과 파라텍(11.86%)도 보유하고 있지만 인수주체는 이들의 최대주주인 휴림로봇으로 꼽힌다. 휴림로봇은 지주사인 휴림홀딩스로부터 이큐셀 CB(전환사채) 200억원, 유상증자로 100억원을 각각 조달해 이큐셀 취득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테미'로 주목받았지만, 5년째 적자

 

휴림로봇 AI 자율주행 로봇 '테미'. (사진=휴림로봇)


휴림로봇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에 웨이퍼 이송로봇 등 반도체 산업용 로봇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은 반도체 로봇을 포함해 직각 좌표 로봇, 수평 다관절 로봇, 로봇 응용 시스템 등의 제조업용 로봇이다. 지난 2021년에는 삼성물산 체험공간인 ‘래미안 RAI 라이프관’에 AI 자율주행로봇 ‘테미’를 공급하기도 했다.

다양한 로봇 포트폴리오를 갖춘 것에 비해 실적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휴림로봇은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526억원, 영업손실 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9.72% 증가했지만,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2018년부터 이어진 누적 적자로 이 회사는 2023년 3분기 기준 결손금은 684억원이 쌓여 있는 상태다.

이에 휴림로봇은 외형 확장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휴림로봇은 2021년 THQ(현 휴림네트웍스), 파라텍, 2022년에는 거래중지 중이었던 디아크(현 휴림에이텍) 지분을 각각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랐다. 

특히 혈연으로 맺어진 지배구조로 안정적인 자금 수혈도 가능할 전망이다. 휴림로봇의 최상위 회사인 부동산 임대기업 제이앤리더스는 김진우 휴림로봇 회장의 친족인 김지영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다. 지주사인 휴림홀딩스는 김도영 대표 겸 휴림로봇 부회장이 맡고 있으며, 제이앤리더스가 휴림홀딩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화도 급한 이큐셀 매각…기업가치 쟁점될 듯


이큐셀 지분 매각은 이화그룹 입장에서도 시급한 상태다. 이큐셀을 비롯한 이화그룹 상장사들은 지난해 5월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이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이후 일제히 거래가 정지됐다. 이에 이화그룹은 이큐셀과 이트론 등 핵심 계열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며 계열회사 지배구조 개선 및 재무구조 개선에 돌입했다.

이큐셀이 M&A 시장에 나오자 휴마시스, 웅진그룹 등 많은 기업이 매각 협상에 뛰어 들었다. 당초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만 생산했던 이큐셀은 2022년 지이(GE)와 합병하며 2차전지 배터리 제조공정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이 덕에 이큐셀의 수주 잔고는 2023년 4월 기준 648억원으로 이미 2022년 연간 매출(594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휴마시스에 이어 웅진그룹도 지난해 12월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협상의 쟁점 또한 이큐셀의 기업가치 산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큐셀은 거래정지 전 주당 3100원으로 1069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이후 이아이디가 지이를 합병한 2022년 이큐셀의 주식가치는 주당 652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아이디가 지난해 4월 이큐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는 주식가치가 다시 주당 3100원으로 책정된 상태다.

휴림그룹 관계자는 이큐셀 인수에 관해 “앞으로 (M&A에 관한) 세부사항이 변경될 수 있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히기 어렵다”며 “협상에만 돌입했을 뿐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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