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온갖 악재 겪은 KDB생명, 경영지표 상승 위한 몸부림

Numbers 2024. 2. 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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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악재 겪은 KDB생명, 경영지표 상승 위한 몸부림

지난해에도 매각이 불발된 KDB생명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KDB생명을 관리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매각전략 변화 기류가 읽힌다. 그동안 매각에만 치우쳐 소홀했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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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매각이 불발된 KDB생명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KDB생명을 관리하고 있는 산업은행의 매각전략 변화 기류가 읽힌다. 그동안 매각에만 치우쳐 소홀했던 경영 정상화에 초점을 맞추며 매각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근간'을 흔들면서까지 비용 효율화에 집중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KDB생명은 지난 2010년 금호생명 인수 이후 영업점포를 지속적으로 줄였다. 산업은행의 증자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KDB생명의 영업점포는 2017년 이전 200여곳에 달했으나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72곳만 남아있다.

수익원의 원천인 영업점포를 줄이면서 신계약 체결에 악영향을 미쳤다. 2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KDB생명의 지난해 11월까지 기준 누적 신계약 건수는 7만8710건으로 2022년 11월(6만8875건)에 비해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1월 누적 평균 약 47만건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컸다. 초회보험료(일반계정)도 지난해 11월말 111억원으로 2022년 11월말(209억원)보다 줄었다. 2021년 11월말(871억원)과 비교하면 낙폭이 더욱 커졌다.

2023년 3분기에는 당기순이익에서 당기순손실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직전분기까지 KDB생명은 5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나 3분기에 700억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것이다. 이는 전년 동기(1111억원 수익)과 대비해도 차이가 크다.

KDB생명은 지급여력비율과 관련, 금융당국 권고수치인 150%를 넘기기 위해 자본 확충작업에 힘써왔다. 지난해 8월에는 142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데 이어 같은해 9월에는 1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KDB생명 지분의 93%를 보유 중인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에서 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2대 주주로 남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럼에도 지급여력비율은 여전히 낮다.

지난해 9월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134.05%다. IFRS17 회계제도 하에서 KDB생명은 1분기 101.66%, 2분기 140.69%로 생명보험업계에서 유일하게 금융당국 권고수치를 한 번도 넘기지 못했다. 지급여력비율이 권고치를 밑돌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점검을 받게 된다.

이에 KDB생명은 지난해 말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을 실시한데 이어 올해는 금리, 환율 등 거시 변수의 변동성에 능동적 대처에 힘쓰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구축한 데이터 분석체계를 바탕으로 모든 판매채널의 신계약을 분석해 불완전판매를 사전에 인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의심계약 알림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KDB생명 관계자는 "현재 1차 검증은 거의 완료 단계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안정적인 매출확보를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영업 활성화에 나선다. 그 시작이 이달 출시한 '우리모두 버팀목 종신보험'이다. 그러나 이 상품은 역선택의 우려가 있는 '무심사' 상품으로 보험업계에서는 CSM(보험계약마진) 확보를 위한 무리수가 아니냐는 우려섞인 반응이 많다.

이에 KDB생명 관계자는 "이 상품은 단기납 종신보험 절판 이슈 이후 종신보험 가격과 환급률 출혈경쟁에서 벗어난 차별화된 상품"이라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보험업이 갖는 공익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역선택으로 인한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에는 "역선택 효과를 반영한 무심사 경험사망률을 산출해 적용했으며 질병사망의 경우 면책 3년 조항을 추가해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며 "해외에선 1995년부터 판매했고 KDB생명에서도 판매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민원 발생 사전방지 사항으로 확인절차를 강화하고 모집인 판매자격인증제도 실시와 교육 강화로 역선택 효과를 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생명보험협회 자료 취합)


KDB생명은 최근 5년 동안 민원건수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노력으로 민원 감축 및 예방을 위한 특단 대책을 발표하고 브리핑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덕분에 지난해 말까지 매 분기 민원 건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KDB생명의 민원건수는 88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이상 감소했다. KDB생명의 민원 유형 중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민원건수는 10건 미만까지 줄였다.

한편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만들었던 KDB칸서스밸류펀드는 이번 달 만기가 도래하지만 2025년 2월까지 연장되며 매각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