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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삼킨 하림] 1차 협상 초읽기 '합의냐 결렬이냐' 전망 안갯속

Numbers_ 2024. 2. 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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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삼킨 하림] 1차 협상 초읽기 '합의냐 결렬이냐' 전망 안갯속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 매각 성사 여부를 둘러싸고 업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달 6일 1차 협상 시한을 앞두고 매각과 인수 측이 협상 의지가 높아 예상보다 빠른 결과를 내놓을 것이란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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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상하이호.(제공=HMM)


국내 최대 해운선사인 HMM 매각 성사 여부를 둘러싸고 업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달 6일 1차 협상 시한을 앞두고 매각과 인수 측이 협상 의지가 높아 예상보다 빠른 결과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또 다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번 매각 성사는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인 하림·JKL컨소시엄이 기존에 내걸었던 요구사항을 포기하면서 산은 측에 공을 넘겼다. 결국 산은이 하림 측 컨소시엄의 ‘자금 조달안’을 승인할 지 여부에 따라 이번 협상이 좌우될 전망이다.  

 

하림 '통큰 양보'에 낙관론 고개

 

5일 해운업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은·해진공과 하림 측 컨소시엄은 이달 6일 ‘주주 간 계약’ 협상 기한을 앞두고 막판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만약 이날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본계약 체결은 무산된다. 

앞서 지난달 23일 1차 협상 기한이 연기됐다. HMM에 대한 매각 측의 영구채 처리 문제로 양측이 이견을 보인 탓이다. 만약을 대비해 양측이 2주를 더 연장키로 하면서 협상 기한이 연기됐다. 

매각 측이 보유하던 영구채는 총 2조6800억원이다. 이를 주식으로 모두 바꾸면 HMM의 총 유통주식수는 10억2500만주로 늘어난다. 이 경우 하림 측의 지분율은 56.2%에서 38.9%로 줄어든다. 매각 측은 32.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하림 측이 챙길 수 있는 연간 추산 배당금은 2895억원에서 1945억원으로 감소한다. 

하림 측은 매각 측에 영구채 주식 전환을 3년간 미뤄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인수 조건을 내걸었다. 유상증자와 인수금융, 자산 매각 등으로 6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했는데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는 물론 현금을 챙기기도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HMM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은 배경이다. 

업계에 따르면 협상이 길어지자 하림 측은 기존에 요구하던 내용을 대부분 포기하면서 협상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간 배당총액 이월과 영구채 전환 유예를 합의안에 담지 않기로 양보했다는 전언이다. 나아가 JKL파트너스와의 컨소시엄을 해제하는 카드까지 들고 나오면서 인수 의지를 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JKL파트너스의 컴소시엄 참여는 영구채와 함께 양측의 협상을 지연시키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산은 측은 인수 측에 ‘5년간 주식 보유’를 매각 조건을 제시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는 재무적투자자(FI)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5년간 HMM 지분 매각이 금지되면 JKL파트너스는 수익률 등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하림 측이 대폭 양보한 만큼 오는 6월 1차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따라 양측은 막판 계약서 문구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KL파트너스 '지분 의무보유' 막판 관건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는 평가다. 하림 측은 팬오션 유상증자 3조원, 인수금융 2조원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나머지 약 1조 4000억원은 자체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JKL파트너스의 지원으로 충당키로 했다. JKL파트너스가 조달키로 한 자금규모는 약 6000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팬오션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5700억원에 불과하다. 인수를 추진하는 모회사 하림지주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3000억원 규모다. JKL파트너스가 이번 인수전에서 빠질 경우 가진 돈을 모두 HMM 인수에 써도 자금이 부족한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양측의 이견이 좁혀진 건 불과 2~3일 전이다. 하림 측이 JKL파트너스의 컨소시엄 제외에 따른 자금 마련안을 내놨는지, 관련 안이 설득력이 있는 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해운업계의 반발이다.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은 산은 측이 하림 측의 인수자금 마련안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림그룹이 재무 안정성을 인정받았는 지 검증 과정을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산은이 아직까지 자료 공개를 거부하는 가운데 하림 측이 6000억원에 이르는 자금 조달 방안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업계 불신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매각 협상이 길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악화되고 있는 해운업황도 부담이다. 현재 홍해 사태로 글로벌 물류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물류대란 사태가 길어지면 HMM의 유보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조원에 달하는 유보금이 더 늘어날 경우 자본력이 부족한 하림의 인수 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평가다. 앞서 업계에서는 하림 측이 HMM의 유보금을 활용하거나 인수 자금과 조달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HMM해원연합노동조합과 HMM지부(육상노조)는 단체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매각 협상 결과를 지켜보고 매각 저지를 위한 행동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하림 측의 HMM 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