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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법리스크 해소] '이재용표' 투자 6년만에 재가동, IB시장 ‘그린라이트' 켜지나

Numbers_ 2024. 2. 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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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법리스크 해소] '이재용표' 투자 6년만에 재가동, IB시장 ‘그린라이트' 켜지나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관련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M&A)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오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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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블로터DB)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관련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M&A) 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오랫동안 M&A 시장을 옥죄였던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삼성이 투자를 재개하면 최소 200조원이 넘는 자금이 M&A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시장으로 삼성전자의 자금이 유입될지는 미지수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M&A를 시도할 경우 내부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불공정 거래 소지가 없는 해외 매물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법리스크 부분 해소 관측 

 

일찍이 재계를 포함한 M&A 시장은 5일 이재용 회장의 1심 선고에 주목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 곳간에 쌓인 자금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로부터 자본시장법상 부당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관련 공소사실이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다. 

이 회장과 함께 삼성그룹의 핵심 멤버인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피고인 13명도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번 선고로 이 회장의 족쇄는 한층 가벼워졌다는 평가다. 아직 검찰의 항소가 남아 있지만 3년 5개월 동안 진행된 재판이 일단락 됐다는 점에서 부담을 크게 덜었다는 관측이다. 

앞서 검찰은 이 회장이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부당하게 경영권을 승계받고 강화했다는 이유로 이 회장을 2020년 9월 기소했다. 부정거래와 시세조종에 관여한 혐의다.  

이와 함께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시작된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완화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당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 2021년 8월에 석방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1심 선고가 나온 이후 간담회 자리에서 “국제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나 삼성그룹의 위상에 비춰서 이번 절차가 소위 사법 리스크를 일단락 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외형 확대 투자 전망 

 

족쇄가 가벼워진 이재용 회장은 향후 대규모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국내외 경쟁 기업들이 신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삼성도 적극적인 M&A로 벌어진 격차를 줄여나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75조원 규모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하면 현금규모는 93조원에 달한다. 대규모 M&A에 사용할 실탄은 꽤 넉넉한 편이다. 

이재용 회장은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계획대로 투자를 집행하지 못했다. 이 회장은 약 2018년 8월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3년간 18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2021년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직후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초대형 투자에 쓰겠다고 밝혔다. 

삼성의 대형 M&A는 6년 전인 2017년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다. 투입 자금은 9조원이다. 최근 3년간 인공지능(AI)·디지털 헬스·핀테크·로봇·전장 등 260여개 회사에 벤처 투자를 진행해왔지만 중소규모에 그쳤다. 

이후 조단위 빅딜 검토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리노공업과 솔트레인 등의 매물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사법리스크를 포함해 매출 확장성 등의 문제로 인수를 접은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수조원 단위의 매물을 수 차례 검토했지만 사법리스크 때문에 전면 보류하거나 인수를 포기한 사례가 적지 않다”며 “이번 선고로 그간 보류됐던 검토건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존 사업과 겹치지 않는 외형 확장에 투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국내 시장 보다는 해외에 관심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내부 사정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투자를 확대한다는 소식에 국내 M&A 시장의 기대가  커질 수 있겠지만 시기상조로 보이는 면이 있다"며 "삼성전자는 국내보다는 해외에 더욱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자칫 내부거래 이슈와 연관돼 공정거래 위반에 해당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반도체와 같이 기존 사업과 겹치는 부문에 보다는 새로운 영역에 투자를 확대해 외형을 넓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