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138

[대기업집단 공시 대해부] 총수 지배력 약화 한화그룹, ‘RSU 제도’ 해법될까

한화그룹은 그동안 꾸준히 규모를 키우면서 동시에 지배력을 강화했다.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면서 외연을 넓혔고 이 과정에서 소속회사(계열사)를 적절하게 활용해 영향력을 유지한 덕분이다. 하지만 구심점이 되는 총수의 지배력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영권 승계도 과제로 남았다. 한화는 동일인(총수)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2020년 승진과 함께 3세 경영 체제를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 나섰지만 승계 작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가 도입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가 해법이 될지 관심이다. 60%대 지배력 유지, ‘계열사 의존도’ 높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공개한 대기업 집단 내부지분율 현황을 살펴보면 한..

위기의 카카오, 준법관리인·리스크관리책임자 역할은 어디로?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 '문어발식 확장' 논란 등 복합 위기를 겪는 가운데, 지배구조 원칙에 따라 위기 관리에 나서야 할 준법지원인과 리스크 관리 책임자의 뚜렷한 역할이 보이지 않고 있다. 검사출신 준법경영인 뒀지만...'비리 의혹' 위기 지속 14일 카카오 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준법지원인 조직으로 그룹사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산하에 공동체준법경영실을 설치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2월 이사회에서 선임한 조석영 공동체준법경영실장이 이끈다. 조직 내 직원 수는 21명으로 준법통제준수활동 기획·실행, 내부통제, 공정거래 관련 일을 맡는다. 조 실장은 검사 출신이다. 검사 조직 '엘리트 코스'라 불리는 서울중지검 부장검사, 대검찰청 연구관 을 거쳤다. 카카오는 상법에 따라 자산총액 5000억..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① 분쟁의 씨앗을 함께 심다 : 허술했던 '주주간' 계약서

자본시장 사건파일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컨소시엄의 ‘풋옵션(Put Option·투자한 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 분쟁’이 5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그동안 이들은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와 국내 법원에서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지만 분쟁의 핵심인 ‘풋옵션 행사 가격’에 대해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신청한 ICC 2차 중재 결과는 이르면 내년에 나올 것으로 알려져 있어, 양측의 불편한 관계는 지속될 예정이다. 풋옵션 분쟁의 배경은 무엇일까. 양측은 어떤 쟁점을 다투기에 긴 분쟁을 이어가고 있을까.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첫 만남으로 돌아가 풋옵션 분쟁을 되짚어봤다. 분쟁과 관련된 판결문 등을 토대로 했다. 풋옵션 계약 맺다 어피니티컨소시엄(이하 어피니티)은 가디언홀딩스리미티드, 베어링..

'자율경영' 한계 드러낸 카카오…김범수 앞에 놓인 또 다른 도전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그룹사 '자율경영'의 한계를 드러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자율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각 그룹사의 경영 권한을 존중했다. 자율경영 기조는 한때 카카오만의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경영진 '사법 리스크', 문어발식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문제가 겹치며 카카오 경영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율에 따른 책임과 감시, 평가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29일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김 센터장과의 대화에 관한 글을 게재하며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다는 괴담 수준의 루머도 많은 상황이라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다"고 말했다. 카카오 경영진의 ..

해성그룹, 지주회사 전환 마침표…다음 과제는 '3세 승계'

해성그룹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 계양전기가 해성산업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지주회사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의무를 해소하기 위한 절차다. 이로써 해성그룹은 3년간 장고를 거듭한 끝에 지주사 체제 전환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주회사 체제 행위제한 요건이 모두 충족되면서 단재완 회장의 경영 승계에 시장의 관심이 옮겨간다. 오너 2세인 단 회장은 그동안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물밑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후계구도가 비교적 명확한 다른 기업집단과 달리 해성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오너가 누가 될 지 좀처럼 윤곽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에선 형제간 계열분리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경영권 승계 물밑작업' 지주사 전환 마무리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계양전기는 올 9일 보유하고 있던 해성산업..

[한솔그룹 3세경영 시동]④ ‘친환경 소재’ 내세운 '조성민표' 사업 개편에 쏠리는 눈

한솔그룹의 후계자인 조성민 한솔홀딩스 부사장은 신성장 동력 확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한솔제지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데 집중하는 양상이다. 한솔제지는 국내 제지업계 1위 기업으로서 독보적 지위를 구축했다.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했는데 특히 특수지인 ‘감열지’는 글로벌 1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제지 산업은 디지털화 진행에 따른 수요 감소 고민을 근본적으로 안고 있다. 여기에 펄프와 고지 등 주재료의 가격과 환율 등 요인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특징도 있다. 올해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고금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이런 가운데 친환경을 내건 조 부사장의 신사업 발굴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

[한솔그룹 3세경영 시동]② 대기업집단 5년만에 복귀, ‘지배력 강화’ 과제 고민

한솔그룹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선정하는 대기업집단에 복귀했다. 2018년 이후 5년만이다. 꾸준한 확장을 통해 대기업집단 기준인 자산 규모를 늘린 덕분이다. 다만 기쁨보다 고민이 앞선다. 대기업집단에 들어가는 순간 각종 규제와 감시를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약하다는 부분도 지적된다. 공정위가 발표한 2023년 기준 내부지분율이 30%대에 그치기 때문이다. 82개 대기업집단 그룹의 전체 지분율이 60%를 넘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최근 한솔그룹의 3세 승계가 수면위로 올라오는 상황에서 지배력 강화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대기업집단 복귀했지만 낮은 지배력 고민 한솔그룹은 올해 공정위가 선정하는 대기업집단에 복귀했다. 그간 신사업 발굴..

[한솔그룹 3세경영 시동]① '지주사 체제’ 구축한 조동길號, 승계 준비 본격화하나

범(汎) 삼성가로 분류되는 한솔그룹에 변화가 진행 중이다. 최근 3세 경영승계 준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동안 한솔그룹은 조동길 회장을 중심으로 20년 넘는 기간 안정적인 지배체제를 구축해 운영했다. 이제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책임질 신규 체제를 갖추기 위해 기반 다지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23년차’ 조동길 체제, 위기 넘기고 지주사 전환 한솔그룹의 기원을 따지면 1993년까지 거슬러간다. 이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삼성그룹에서 한솔제지(옛 전주제지)를 분리·독립하면서 시작했다. 이 고문은 국내 대표적 1세대 여성 경영인으로서 초창기 한솔그룹 성장을 이끌었다. 제지에서 물류, 정보기술(IT) 분야로 확장하면서 계열사를 늘렸다. 이 고문은 2001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