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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기반은 닦았다…마무리 투수 등판할까? | LG CNS

Numbers 2023. 10. 19. 07:53

이동언 D&O 대표이사(왼쪽, 전 LG CNS CFO)와 박지환 현 LG CNS CFO 전무. (사진= LG CNS, 이미지 제작=블로터)


LG CNS의 역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대부분 CFO 경험이 있는 경력직들이 선임됐다. 이는 LG CNS의 IPO(기업공개)가 LG그룹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손꼽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LG CNS에 ㈜LG 출신 인사들이 합류하면서 IPO 작업에 속도를 내는 움직임이 나온다. 이에 더해 LG CNS의 IPO를 마무리 지을 전략적 인재가 등판할 지 관심이 쏠린다.

LG CNS의 IPO는 그룹 차원에서도 핵심 과업으로 손꼽힌다. LG CNS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2023년 2분기 기준 ㈜LG 49.95%, 구광모 LG그룹 회장 1.12% 등이다. 절반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LG의 입장에서도 LG CNS의 IPO 성공은 중요하다.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LG CNS에서는 예정현, 성기섭, 이동언, 박지환 등 4인이 CFO로 재직했다. 이 중 현 CFO인 박지환을 제외한 나머지 3인은 모두 현 LG화학의 모태인 럭키 출신이다.

LG CNS CFO 출신의 특징은 2010년 예정헌 전 CFO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타 계열사에서 CFO를 수행해봤던 'CFO 경력직'이다. LG CNS의 IPO가 그룹 차원에서 중대한 이슈임을 고려하면, CFO를 역임해 본 경험있는 인재를 LG CNS로 보내 IPO의 사전 작업을 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LG CNS는 2016년 김영섭 CEO 취임부터 본격적인 구조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당시 LG CNS는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주력 IT서비스 사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했는데 2016년과 2017년 각각 성기섭과 이동언이 CFO 직책을 맡았다. 성기섭 및 이동언 전 CFO는 영남대학교 경영학과 79학번 동창이다.

이전까지 3조원대 매출에 머물렀던 LG CNS는 구조조정 작업을 거친 이후인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매출·영업이익 부분에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LG CNS는 연결기준 매출 4조9697억원, 영업이익 3854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 지 업계에서는 'LG CNS의 IPO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하나의 변곡점은 '지분 변동'이다. ㈜LG는 2019년 12월 LG CNS의 지분 35%를 사모펀드 맥쿼리FE에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해당 딜은 2020년 4월까지 진행됐다. 당시 공정거래법상 상장여부에 관계없이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자회사의 지분 50% 이상을 갖고 있으면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LG는 의도적으로 지분 매각을 통해 LG CNS 지분율을 낮췄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지분매각 이후 2020년 취임한 현 박지환 CFO부터 LG CNS의 기조가 바뀌었다. ㈜LG 인사들이 LG CNS로 영입되면서 회사의 IPO를 준비하는 모양새다.

 

박지환 CFO도 ㈜LG의 인사로 2015년부터 2018년 말까지 ㈜LG 경영관리팀에서 부장을 지냈다. 지주사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맡으며 전문성을 쌓은 그는 2019년 LG그룹의 광고 지주회사 지투알(현 HS애드)로 이동해 CFO(상무)로 승진했으며 2020년부터 현재까지 LG CNS의 CFO를 맡고 있다. 그는 LG그룹이 미래 CFO를 양성하기위해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과 설립한 교육 프로그램 'LG-보스턴대 Global CFO' 과정을 수료한 인물이기도 하다.

2020년 박지환 CFO와 함께 이남준 ㈜LG 재경팀장(전무)이 LG CNS의 감사로 합류한 것도 눈 여겨볼 대목이다. ㈜LG의 재경팀장은 그룹 전반의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는 중책으로 여겨진다. 역대 ㈜LG 재경팀장들 또한 회사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전례가 있다. 박지환 CFO와 이남준 재경팀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동문이다.

올해는 LG CNS의 기타비상무이사(등기이사)에 홍범식 ㈜LG 경영전략부문장(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의 상무로 종사하지 않는 이사지만, 회사 경영 전반에 참여하는 직책이다.

홍 사장은 2018년 말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발탁으로 ㈜LG에 합류했다. 이전에는 베인앤컴퍼니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홍 사장은 2022년 인사를 통해 경영전략부문장으로 승진했다. ㈜LG 출신의 CFO와 기타비상무이사에 ㈜LG의 사장급 인재가 중용된 점을 고려하면, LG CNS의 IPO가 그룹의 핵심 과제로 자리잡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선 LG CNS가 2024년 IPO를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LG CNS의 이사회는 현신균(CEO), 박지환(CFO), 홍범식(기타비상무이사), 김용환(기타비상무이사), 김동현(기타비상무이사) 등 5인으로 구성돼 있다. 김용환, 김동현은 맥쿼리FE 인사다. 감사는 이남준 ㈜LG 재경팀장(전무)가 맡고 있다.

향후 박지환 CFO의 거취도 관전 포인트다. 역대 LG CNS의 CFO는 모두 3~4년간 재직한 뒤 타 계열사로 이동해왔다. 박지환 CFO의 임기는 내년 주주총회(2024.03)까지다. 그간의 전례로 볼 때 박지환 CFO도 타 계열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LG는 LG CNS의 지분을 맥쿼리FE에 매각할 당시 5년 내 IPO 추진을 약속했다. 엑시트 시한은 2025년 4월까지다. 박지환 CFO는 이미 회사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내면서 능력을 입증받았기 때문에 연임해서 IPO까지 책임질 수 있다. 다만 올해 LG그룹의 정기 인사에서 LG CNS의 IPO를 새롭게 책임질 전략적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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