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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은 허태수 ㈜GS 회장의 취임 이후 신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변화에 집중했다. 허 회장은 GS칼텍스 CFO(최고재무책임자)와 CEO(최고경영책임자)를 역임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경영 전략에 반영했다. GS그룹은 2021년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휴젤 인수 등 조 단위 빅딜에 성공하며 성과를 냈다. 다만 그룹의 사이즈를 감안하면 아직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허 회장 체제가 4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이 같은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신사업 확장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컨트롤 타워 지주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GS는 신사업 발굴을 모색하는 미래사업팀과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재무라인의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재무라인 수장(CFO)인 이태형 부사장은 각종 직책을 맡은 핵심 인사로서 권한과 책임이 막중하다.
허 회장은 GS그룹 총수 취임 이후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 투자 의지를 밝혔다. 미래사업팀을 설립하며 이 같은 의지를 뒷받침 했다. GS그룹의 신규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은 허서홍 부사장이 이끄는 ‘미래사업팀’이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형 벤처캐피털(VC)인 GS벤처스까지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 GS벤처스는 계열사 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하지만 안정적 투자 환경을 마련하고 인수 이후 원활하게 편입하도록 관리하는 역할은 재무라인의 몫이다. 전임인 김석환 사장은 허 회장 체제의 첫 CFO로서 핵심 업무를 맡았다. 김 사장은 2021년 GS그룹이 휴젤과 요기요 등 대규모 M&A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무팀장으로 투자 활동에 보조를 맞췄다. 이후 공로를 인정받아 GS E&R 대표로 영전했다.
김 사장의 후임 CFO인 이 부사장도 이 같은 역할에 기대가 크다. 그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온 엔지니어 출신으로 공학 전문성과 재무적 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GS에너지와 관련 자회사에서 주요 임원직을 수행했고 지난해 12월 김석환 GS E&R 사장의 뒤를 이어 재무팀장에 선임됐다.
CFO의 역할은 더욱 확장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재무팀장 이외에 PM(포트폴리오 관리) 팀장과 경영개선팀장까지 겸직하고 있다. PM팀은 투자한 기업의 성과를 관리·점검하고 준법 감시 역할을 수행한다. 경영개선팀은 이사회 산하 감사위원회 업무를 지원한다. 다양한 직책을 맡기며 힘을 실어준 데는 허 회장이 강조하는 신사업 경영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다만 GS그룹의 최근 투자 행보는 전보다 주춤한 모습이다. 2021년 휴젤, 요기요를 잇따라 인수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해부터 대형 빅딜은 자취를 감췄다. 허 회장이 신사업의 깃발을 내세운지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그룹 전반적으로는 핵심인 정유업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허 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 올해초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을 강조했다. 하지만 상반기 GS건설의 인천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터지면서 투자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지주사 재무라인 수장인 이 부사장의 어깨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GS건설과 협조해 각종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그룹의 신사업 투자를 재개하기 위한 환경 마련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인적 쇄신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안정적 성장을 이끈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물러나고 대신 오너 4세인 허윤홍 사장이 CEO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임 부회장이 물러난다면 CFO인 김태진 부사장까지 함께 책임을 지고 퇴진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C레벨이 교체된다면 향후 자리를 잡기까지 각종 협업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주사 CFO인 이 부사장의 역할이 막중해질 수밖에 없다.
㈜GS의 안정적 수익 창출 역시 이 부사장의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계열사 지배가 목적인 순수 지주사인 만큼 배당금과 임대, 상표권 수익을 통해 매출을 올려야 한다. 지난해 배당금 수익으로 3863억원, 상표권 수익 1164억원, 임대 수익 60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GS는 대부분 계열사를 종속기업으로 두고 있는데 특히 중간지주사 GS에너지는 100% 자회사인 만큼 기여도가 높다. 2022년 총배당금액은 4559억원, 배당성향 26.74%를 기록했다. 이 밖에 GS리테일(지분율 57.9%)과 GS EPS(지분율 70%)가 각각 439억원, 1742억원을 배당금으로 썼다. 배당성향은 각각 108.7%, 40%로 집계됐다.
㈜GS 실적은 계열사의 배당 등에 힘입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563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00.3%, 48.6% 늘어난 4791억원, 445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액은 687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5.8%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49.7%, 51.5% 증가했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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