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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무한경쟁'…포스코퓨처엠 '금고지기'에 내려진 특명 | 포스코②

Numbers_ 2023. 10. 2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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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중후장대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그룹의 미래사업을 떠올린다면 단연코 '포스코퓨처엠'을 꼽을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의 화학소재 계열사다. 올 6월 말 기준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59.7%를 보유하고 있다. 2차전지용 양극재와 음극재 등 에너지 소재사업을 한다.

최근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3조원, 영업이익 3조4000억원을 달성해 시가총액 100조원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는 지난해 매출 대비 13배, 영업이익은 20배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포스코퓨처엠은 지속적으로 대규모 자금조달과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고 있다. 재무 관련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의 '금고지기'는 누굴까.

(그래픽=박진화 기자)

 

내화물 업체서 국내 유일 음양극재 업체 '발돋움'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의 기존 '굴뚝기업' 이미지를 친환경 신소재기업으로 변화시키는 막중한 역할을 맡았다. 국내 유일의 음극재와 양극재 동시 생산업체이기도 하다. 1963년 삼화화성으로 출발한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최고의 내화물 및 축로 전문 회사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오다 2010년 음극재 사업, 2019년 양극재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며 본격적인 이차전지 소재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사명은 포스코켐텍에서 2019년 포스코케미칼로 바꾼 이후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으로 변경했다.  

포스코퓨처엠은 2014년부터 현재까지 10년 간 총 6명의 CFO가 재직했다. 모두 1960년대생으로 특이한 점은 이들 중 최정우 회장의 부름을 받고 포스코 컨트롤타워로 복귀한 김원희 기획재무실장을 제외하면 모두 임기 2년을 채우고 퇴사했다. 포스코퓨처엠 재무담당임원의 명칭은 기획재무부문장, 기획재무실장, 기획지원본부장 등으로 변화를 거듭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음·양극재 동시 생산 국내 유일…10년간 CFO 최장임기 '2년'

 

먼저 2014년 포스코퓨처엠의 기획재무부문장을 역임한 황명학 상무는 1961년생으로 1987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포스코플랜텍 경영기획실 재무담당 임원을 거쳤다. 8대 회장인 권오준(2014년 3월~2018년 7월)시대의 포스코퓨처엠 첫 CFO다. 2015년에는 조봉래 대표가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받으며 사임하자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를 3개월 간 겸임한다. 2016년 3월 이영훈 대표가 부임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난다.

이때부터 포스코퓨처엠의 CFO 자리는 최은주 기획재무실장 상무가 맡게된다. 최 상무는 2013년까지 포스코 가치경영실 상무, 2016년까지 포스코A&C에서 근무했다. 특히 그는 포스코그룹의 첫 여성 임원이기도 하다. 전남대 경제학 학사, 이화여대 MBA 과정을 밟았다.

2018년 포스코퓨처엠의 대표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당시 사장)이다. 이때 최 회장과 포스코 자금그룹에서 손발을 맞춰왔던 김원희 기획재무실장이 포스코퓨처엠 CFO로 합류한다. 김 실장에 대한 최정우 회장의 애정과 믿음은 남다르다. 최 회장 취임으로 CEO 자리가 공석이 되자 김 실장은 포스코퓨처엠 사장직무대행을 겸임한다. 김 실장은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 에너지 부문 기획지원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2019년 1월에는 강득상 기획지원본부장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그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포스코특수강 상무이사,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포스코AST 사장 직무대행,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포스코인터내셔널 STS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그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의 합병으로 기획재무실이 기획지원본부로 격상된 이후의 첫 '금고지기'다.

이후 2021년부터는 포스코퓨처엠의 첫 ESG채권 발행에 성공한 김주현 CFO가 부임한다. 그는 포스코 전략사업실 부장, 포스코 IR그룹장, 포스코AST 경영지원본부장, 포스메이트 상임감사, 포스코 ICT 상임감사 등을 요직을 거쳤다. 

그가 주도한 ESG채권 발행은 3000억원 규모로 중국 양극재 전구체 합작법인 생산설비를 증설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절강포화신에너지재료유한공사에 1200억원을, 절강화포신에너지유한공사에 500억원을 출자했다. 또 포항 양극재 공장 증설에 1300억원을 투입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이차전지 수요확대에 대응한 라인증설로 부채 증가"

 

올해부터는 윤덕일 부사장이 포스코퓨처엠의 살림살이를 꾸린다. 윤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2015년 크라카타우 포스코(PT.KP) 재무 본부장, 2016년 포스코 ICT 경영기획실장, 2018년 포스코 재무실장, 2021년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 2022년 포스코 경영기획본부장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섭렵했다.

특히 윤 부사장은 지주사 전환 이후 사업회사 포스코의 첫 CFO를 도맡아 최정우 회장의 '믿을맨'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이같은 기대가 재무안정화가 필요한 포스코퓨처엠의 '해결사' 부임으로 이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포스코퓨처엠의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전기차용 이차전지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생산라인 증설 등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의 부채총계는 연간 기준 2018년 1895억원에서 2019년 7238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2020년에는 1조644억원으로 조단위를 넘어섰다. 이어 2021년 1조4841억원, 2022년 1조9868억원까지 불어났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의 부채총계가 올해 3조6408억원, 2024년 5조6786억원, 2025년 7조54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부채비율도 2021년 60.86%에서 지난해 74.96%를 찍고 올해 127.90%에 달할 것으로 포스코퓨처엠은 부채비율을 최대 150% 이내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조재훈 기자 cjh@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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