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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투자를 이어간다. 네이버는 웹툰·음악·동영상 라이브·메타버스 등 글로벌 소셜·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제페토는 네이버 엔터테인먼트 사업 영역의 기대주다. 이용자 대부분이 해외 Z세대인데다, K팝·패션 브랜드와 마케팅 협력 등 B2B(기업간거래) 확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제페토는 네이버 그룹사 네이버제트가 운영한다.
네이버는 지난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네이버제트에 장기차입금 1000억원을 대여한다고 공시했다. 이달부터 3년 만기 이자율 6.01%로 600억원을 대여한다. 이어 내년부터 2년 만기 이자율 5.83%에 400억원을 빌려준다. 거래 목적은 '운영자금 대여'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자금 투입에 관해 "운영 중인 제페토 사업에 더해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등 신규 기술 트렌드와 콘텐츠 수요에 맞춘 투자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제트는 2021년 소프트뱅크 주도로 약 2200억원 시리즈B 투자를 받은 뒤 2년 넘게 지났다"며 "향후 운영을 위해 적절한 대여금 규모를 설정했다"고 부연했다. 메타버스 사업으로 당장 유의미한 실적을 얻지 못하지만, 미래 콘텐츠 사업을 바라본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네이버제트는 2020년 5월 네이버 자회사(지분율 82.96%) 스노우에서 물적분할되면서 설립됐다.
2022년 말 네이버제트 지분율을 보면, 스노우가 67%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2(SVF II Aggregator)가 15.13%, 하이브가 4.04%, 제이와피엔터테인먼트는 3.07%를 보유했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이들 엔터사와 2021년 말 약 2200억원을 투자했다. 스노우는 2021년부터 세 번에 걸쳐 205억원 자금을 대여했다.
네이버제트는 이 투자를 디딤돌 삼아 미국·홍콩·일본에 법인을 설립하고 콘텐츠·웹 서비스 기업에 투자했다. 특히 2022년 게임개발사 '슈퍼캣'과 합작법인 '젭'(ZEP)을 설립하고, 동명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했다.
현재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플랫폼은 제페토, 젭, 스티커리(stiker.ly)다. 젭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소규모 모임을 지원한다. 주로 국내 기업, 기관, 학교에서 호응을 얻었다. 스티커리는 글로벌 메신저 와츠앱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앱이다. 2022년 9월 기준 제페토, 젭, 스티커리 3개 플랫폼을 합친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940만명이다.
특히 제페토는 2023년 일본에서 크게 성장했다.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유료 이용자 결제액(ARPPU)도 40% 이상 늘었다. 산리오, 헬로키티, 원피스, 짱구 등 일본 대형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캐릭터 꾸미기 등 새 서비스를 선보인 결과다.
네이버제트의 과제는 꾸준한 플랫폼 성장과 흑자 전환이다. 핵심 사업인 제페토 이용자 수가 전 세계에서 증가했지만,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2022년 연간 영업손실(이하 연결기준)은 726억원이다. 매출액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22년 연간 매출액은 521억원으로, 전년 379억원 보다 37% 성장했다. 2021년 매출액의 전년(86억원) 대비 성장률은 340%를 기록했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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