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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흑자전환이 늦어지고 있다. 2023년 출범 이후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역대 최소 수준으로 낮췄지만 전기차 수요 둔화를 비롯한 대내외 과제에 발목이 잡혔다.
SK온은 2023년 연결 기준 매출 12조 8972억원, 영업손실 581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대비 약 70%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적자 규모도 45% 줄었으나 여전히 손실 구간에 있다.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리된 후 2021년 6880억원, 2022년 1조726억원의 연속 적자를 냈다.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지속 수익을 내며 안정 궤도에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터리사업의 이익 창출 능력에 의구심이 든다"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사업 가치를 기존 5조3000억원에서 0원으로 깎기도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분을 걷어내면 영업적자 규모는 한층 두드러진다. AMPC는 배터리·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제품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판매할 경우 일정 부분 세금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한다면 전기차 배터리 셀은 kW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은 kWh당 10달러씩 현금을 주거나 세금을 줄여주는 혜택이 주어진다.
SK온은 지난해 실적에 AMPC 액수를 반영했다. 지난해 APMC 수혜 금액만 약 5670억원(1∼3분기 3269억원, 4분기 2401억원)에 달한다. AMPC 반영분을 제외한다면 SK온의 영업손실 규모가 한층 커지는 셈이다.
적자가 지속되는 이유는 전기차 수요 부진, 경기 침체 장기화, 높은 금리 수준, 판가 하락 등 복합적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럽과 중국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SK온은 올해 상저하고를 예측했다. 상반기에도 제품 출하량 감소, 메탈가 하락에 따른 래깅 영향 등이 지속되며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신규 공장 가동, 배터리 평균판매단가(ASP) 하향 조정 및 고객사 재고 소진 등으로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
SK온은 올 하반기를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점으로 잡았다. 상반기까지 누적적자를 하반기에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반기 재고 소진에 따른 출하량 증가, 기준 금리 인하, 낮은 메탈가 유지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 전기차 신차 라인업 확대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SK온은 흑자전환 대신 'BEP 도달'을 올해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역대 최고 매출에도 여전히 흑자전환에 실패한 데다 배터리 업계가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SK온은 올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는 "대외 환경이 어려울수록 이기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탄탄한 연구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어야한다"고 강조했다. S
올해 사업에 7조5000억원 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차원이다. 이 투자금은 북미 지역 포드사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와 현대차와의 조인트벤처(JV) 등에 각각 사용된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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