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자본잠식 악몽 벗어난 이스타항공, 흑자전환은 언제쯤?

Numbers 2024. 2. 6. 16:26

▼기사원문 바로가기

 

자본잠식 악몽 벗어난 이스타항공, 흑자전환은 언제쯤?

이스타항공은 오랜 자본잠식과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을 겪었지만 VIG파트너스를 모기업으로 맞이하면서 자본잠식을 끊어내고 항공운항증명(AOC)도 재발급 받았다. 지난해 3년 만에 운항을 재개했

www.numbers.co.kr

 

 

이스타항공은 오랜 자본잠식과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을 겪었지만 VIG파트너스를 모기업으로 맞이하면서 자본잠식을 끊어내고 항공운항증명(AOC)도 재발급 받았다. 지난해 3년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후보자로도 떠올랐다. 엔데믹으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실적 개선 낭보가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의 흑자전환 시기에 관심이 모인다.

 

완전자본잠식·AOC 정지·매각 잡음 등 '우여곡절'

 

이스타항공은 2007년 자본금 203억원으로 설립됐다. 당시 새만금관광개발(85%), 군산시(5%), 전북은행(10%)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새만금관광개발은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의원이 회장을 지낸 KIC그룹 계열사다.

다만 설립 이후 실적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LCC시장이 포화상태로 커진 가운데 군산공항 거점 경쟁력이 약화됐고 모기업으로부터 이렇다할 지원을 받지 못해 2011년부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상직 이스타항공그룹 총괄회장이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형 이경일 전 KIC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등 어수선한 상태에도 놓였다.
 


이스타항공은 2013년 흑자전환으로, 잠시 완전자본잠식을 탈피했으나 일본 불매 운동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결손금은 2019년말 1174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말 4017억원, 2021년말 4850억원, 2022년 5347억원으로 불었다. 2019년부터 다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이스타항공은 결국 비상경영체제 돌입 후 매각절차를 밟았다.

당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첫 주자로 나섰으나 무산됐다. 양사는 2020년 최종 매각에 합의했지만 팬데믹 장기화와 이스타항공의 선결조건 이행 여부 등을 두고 갈등을 빚다 합병이 백지화됐다. 이듬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은 항공기조차 띄우지 못해 운항정지 60일 이상 지속으로 항공법에 따라 AOC가 정지됐다.

그해 골프장관리·부동산임대업 업체 ‘성정’이 1100억원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했으나 AOC 발급이 계속 지연되는 암초를 맞았다. 국토교통부는 이스타항공이 면허 재발급 신청 당시 허위 회계자료를 제출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무혐의 결정을 내렸지만 국토부는 끝내 AOC 발급을 하지 않았다. 성정은 매달 40억원의 고정비를 투입하며 경영 정상화에 노력했으나 결국 지난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VIG파트너스에 이스타항공 보유 지분 100%를 양도했다.

VIG파트너스의 인수 이후 새국면을 맞았다. VIG파트너스는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5분의 1 무상감자를 연이어 실시하며 이스타항공의 완전자본잠식을 끊어냈다. 자본금은 무상감자로 1191억원에서 238억원으로 줄었으나 953억원의 감자 차익이 발생해 자기자본을 400억원대 후반으로 회복하며 자본잠식을 완전히 탈출했다. 2019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지난해 2월 AOC를 재발급 받는데 성공해 3월부터 국내선 운항을 재개했다.

 

올해 흑자전환 목표…아시아나항공 화물 인수 가능성도


다만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LCC가 지난해 엔데믹을 맞아 일제 흑자전환한 것에 비해 이스타항공은 아직 적자상태에 놓여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흑자전환을 목표하고 있다.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기재 도입, 노선 확장, 안전 투자 강화, 채용 계획 등 5개년 사업 계획을 밝히며 올해 흑자전환 계획을 제시했다.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신규 도입한 B737-8의 모습. (사진=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은 취약했던 재무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초 3대의 항공기로 재운항을 시작했던 이스타항공은 연말까지 총 10대의 기단을 갖췄다. 올해도 차세대 항공기 등 5대를 추가 도입하고 2027년까지 항공기 20대 이상의 기단 규모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노선도 올해 12개 이상 확대 취항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업황도 긍정적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항공교통량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92.7%의 회복률을 나타낸 것을 필두로 올해 교통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높은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9월 연간 매출 목표액을 1460억원에서 1600억원으로 기존보다 약 10%가량 높였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주항공이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떠오른 상태이나 VIG파트너스의 안정적인 자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이스타항공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스타항공 측은 인수에 관해 "아는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여이레 기자 gor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