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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는 2022년 4분기부터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우발채무 현실화를 막을 수 있었던 건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캐피탈 등 계열사의 적극적인 지원 덕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2조300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를 조성했다. 이번 펀드 결성 과정에서도 롯데그룹 계열사 4곳이 7000억원을 지원했다.
연장 불발 '2.3조' 급한불 진화 PF 펀드 동원
롯데건설이 결성한 펀드의 명칭은 '프로젝트샬롯'이다. 롯데 사명의 기원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여주인공 샤를로테(Charlotte)의 영어식 발음을 따 펀드를 결성했다. PF 우발채무 위험에 빠진 '샬롯' 롯데건설을 구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프로젝트샬롯의 결성 목적은 만기가 임박한 롯데건설의 PF 유동화증권을 매입하는 일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3조9973억원이다. 이 중 도급 사업 PF 만기만 따져도 3조7380억원이다.
1분기 안에 이를 차환 또는 상환을 하지 못할 경우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3년 만기의 프로젝트샬롯 펀드를 결성해 급한 불을 껐다. 프로젝트샬롯을 통해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화증권을 매입하게되면 1분기에 만기 도래하는 유동화증권 대부분을 매입할 수 있게 된다.
롯데건설이 만기가 예정된 우발채무 3조9973억원보다 작은 2조3000억원 규모로 펀드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만기 연장이 어느정도 합의된 1조6000억원가량을 제외한 나머지 유동화증권을 매입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을 조달해야 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말까지 브릿지 사업장 본PF 전환, 상환 등을 통해 2조원 가량의 채무를 해결할 계획이다.
프로젝트샬롯의 구조를 살펴보면 롯데 계열사 4곳의 이름이 등장한다. 롯데정밀화학, 롯데물산, 호텔롯데, 롯데캐피탈이다. 롯데정밀화학과 롯데물산은 각각 2000억원을, 롯데캐피탈과 호텔롯데가 각각 1500억원씩을 프로젝트샬롯에 투입했다. 대신 이들 계열사는 롯데건설이 보유한 부동산, 후순위 순위권, 공사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받았다. 계열사가 후순위 참여자로 가져갈 수 있는 금리는 중순위 금리 8.8% 보다 높은 9%대로 추정된다.
'우발채무 현실화 노출' 계열사 4곳이 지원
은행과 증권사는 연 8% 대의 고금리, 롯데그룹 계열사 후순위 및 신용보강 조건에 만족해 펀드 결성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의 사업장 중 위험도가 높은 사업장의 PF 유동화 규모를 따져보니 은행과 증권사가 떠안는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 기준 롯데건설의 우발채무 현황을 살펴보면 ABCP와 ABSTB 등 만기가 짧은 유동화증권을 통해 조달한 주택 PF 규모는 1조5927억원이다. 중ㆍ후순위 사업자의 부담이 1조1000억원으로 선순위인 산업은행과 4대 시중은행이 떠안는 위험은 약 5000억원 정도다. 연간 1020억원씩 3년 간 이자가 3060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손실은 2000억원 수준이다. 5개 은행의 위험은 최대 400억원 정도인 셈이다.
중순위 사업자의 경우에도 지방 사업장 등 본PF 전환 여부가 불투명한 곳들을 제외하면 크지 않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 롯데건설 사업장 중 위험도가 높은 곳으로 꼽는 곳은 대구남산동공동주택사업장이다. 대구 남산동 729-6번지 일원, 대봉동 596-5번지 일원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2643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경기 의정부 나리벡시티(1160억원), 광주 쌍령공원(1550억원) 등 지방 사업장을 포함해 위험을 추산하더라도 롯데건설이 빌린 자금 중 6100억원 정도가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된다. 이는 후순위 자금 7000억원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한 수준이다.
은행과 증권사 입장에선 1조원에 달하는 홈플러스 부지 개발사업의 성패가 자금 회수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이 위치한 곳에 주상복합 건물을 신축하고 인천 작전점, 수원 영통점, 대구 칠곡점 등을 운영하는 목적으로 유동화증권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최근 부천 상동점 개발 승인을 받으면서 PF 만기연장 및 본PF 전환 가능성은 높아진 상태다.
롯데건설의 PF 위기는 만기 구조가 짧은 ABCP와 ABSTB 등으로 대부분 자금을 조달한 데 따른 것이다. 2024년 9월 기준 롯데건설의 ABCP, ABSTB 규모는 약 1조4739억원으로 알려졌다. 대출, 회사채, 기업어음 등을 포함한 PF 우발채무 규모가 2조4000억원가량이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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