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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3개월 롤오버 'ABSTB' 3.5조 일시 만기 위험 키웠다

Numbers_ 2024. 2. 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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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3개월 롤오버 'ABSTB' 3.5조 일시 만기 위험 키웠다

롯데건설이 은행ㆍ증권사를 통해 2조300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를 결성하면서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을 껐다. 롯데건설이 대규모 PF 펀드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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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본사(출처=네이버 지도)

 
롯데건설이 은행ㆍ증권사를 통해 2조300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를 결성하면서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을 껐다. 롯데건설이 대규모 PF 펀드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3개월 단위의 만기가 짧은 자산유동화단기사채(ABSTB)로 자금을 조달한 영향이 컸다.

건설사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직접 대출 혹은 유동화증권(ABS)를 통해 PF 자금을 조달했다. 2006년 무분별한 자금 조달을 막고자 금융감독원이 ABS 발행 규제를 강화하자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ABSTB가 ABS의 빈자리를 꿰찼다.

기본적으로 ABS와 ABCP, ABSTB 모두 부동산 프로젝트 대출을 유동화한다는 점에서 구조는 같다. 자산유동화(Asset-Backed) 과정은 동일하지만 증권(Securities), 어음(Commercial Paper), 단기사채(Short-Term Bond)로 발행된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만기도 ABS는 2~3년 정도로 긴 반면 ABCP는 6개월~1년, ABSTB는 3개월 가량의 짧은 만기를 가진다는 점이 차이가 난다.

롯데건설의 PF 현황을 살펴보면 2024년 1분기 3조5016억원의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한번에 도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3월 1조7728억원이 단번에 몰려있는 구조로 롯데건설이 보유한 현금 2조원 가량을 활용하더라도 디폴트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출처=롯데건설 투자설명서


이러한 PF 만기 집중 현상이 초래된 배경에는 ABSTB가 있다. 2023년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현황에 따르면 3조7438억원 규모의 PF 보증이 전단채인 ABSTB로 조달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총 3조9125억원 중 ABCP로 조달한 1687억원을 제외하면 95.6%가 ABSTB로 조달된 것이다.

ABSTB를 3개월 미만으로 발행할 경우 공모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공시 의무가 부여되지 않는다. 이러한 편리함이 증권사, 캐피탈이 ABSTB로 PF 자금을 지원한 이유다.  

ABSTB로 조달한 자금은 일반적으로 3개월 단위로 준공부터 착공까지 롤오버된다. 하지만 2022년 강원도 PF 채무 불이행 사고 이후 단기자금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ABSTB 롤오버에 차질이 생기면서 롯데건설의 리파이낸싱 부담도 커졌다.

강원도 PF 채무 불이행 사고 당시인 2022년 10월로 돌아가면 ABCP와 ABSTB 발행량보다 만기 도래 물량이 더 많았다.  금리를 올려도 신규 발행이 어려워지자 기존 발행 ABSTB의 만기를 연장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건설은 계열사 자금 대여, 메리츠증권과 PF펀드 결성 등을 통해 만기가 돌아오는 ABSTB의 만기를 연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1분기 3조5000억원 가량의 만기가 돌아오는 건 기존의 연장된 PF 만기도 함께 돌아오기 때문이다"라며 "메리츠 펀드를 통해 연장했던 1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도 포함된 것이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본래 올해 1분기 계획했던 사업장의 착공과 기존 연장 PF가 겹치면서 만기 구조가 집중된 것이라 설명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기존 수주 물량 중 올해 1분기 착공을 예정하던 사업 현장도 있었다"라며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PF 만기가 한번에 몰리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출처=롯데건설 투자설명서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