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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팬데믹] 제일건설, 미납 용지대 '3700억' 상환 계획 살펴보니

Numbers_ 2024. 2. 1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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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팬데믹] 제일건설, 미납 용지대 '3700억' 상환 계획 살펴보니

아파트 브랜드 '풍경채'를 사용하는 제일건설은 지난해 토건 시공능력평가액 2조 5102억원을 기록하며 도급 순위 17위에 올랐다. 계열사를 활용해 공공택지 개발사업을 펼치면서 기반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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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브랜드 '풍경채'를 사용하는 제일건설은 지난해 토건 시공능력평가액 2조 5102억원을 기록하며 도급 순위 17위에 올랐다. 계열사를 활용해 공공택지 개발사업을 펼치면서 기반을 닦았다.

제일건설은 2019년 이후 주택사업을 더욱 늘리면서 차입 부담이 커졌다.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9년 3090억원에서 2022년말 기준 1조4948억원으로 증가했다. SCR서울신용평가가 추정한 지난해 9월 기준 순차입금은 1조6575억원이다. 주택사업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증가와 맞물려 순차입금이 증가했다.


올해 15개 현장 분양 예정, 차입 부담 지속


제일건설은 올해 자체·계열 공사 현장 중 15곳의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모두 공공택지에 지어지는 아파트다. 계열사를 활용해 확보한 토지에 제일건설이 시공을 맡은 현장들이다. 분양 예정인 15곳의 용지대금은 1조원을 웃돈다. 이 중 토지 중도금과 잔금 일정이 남아있는 미납액은 3696억원이다.

준공 현장에서 유입되는 중도금과 잔금 등을 활용해 미납 용지대금을 납부할 계획이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중도금 잔금 일정에 따라 미납 용지대금 납입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별도의 차입 계획에 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대부분 사업장에서 100% 가까운 분양률을 기록하며 완판을 하긴 했으나 유입 현금만으로 미납 용지대금을 상환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서는 제일건설이 보유 현금을 활용하더라도 차입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SCR서울신용평가


제일건설의 2023년 9월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055억원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해 결산 기준 순이익이 더해지면 미납 용지대금을 상환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에 차입한 또 다른 차입금의 만기가 연내 대부분 도래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지난해 9월 기준 단기차입금은 6506억원이다. 1년 내 상환 기한이 도래하는 장기차입금도 4222억원으로 올해 1조원 이상의 금액을 리파이낸싱하거나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회사채 404억원도 1년 내 만기가 도래한다.

실제로 순차입금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별도기준 순차입금이 2022년 415억원에서 2023년 9월 기준 4087억원으로 10배 가량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69.5%에서 75.2%로 상승했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대부분 현장에서 100% 분양률을 달성하면서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유입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높은 주택사업 비중, 수익성 제고 과제

 

제일건설은 주택사업 비중을 낮추기 위해 꾸준히 공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도로, 학교 건물 공사 등 일부 주택사업 외 공사를 진행하긴 했으나  여전히 풍경채로 대표되는 주택사업이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택사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제일건설 역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202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0%가 넘었으나 2022년 기준 5.6%로 저하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연결기준 마이너스(-) 70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건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기존 공사의 분양률을 높게 유지하는 게 과제다. 제일건설은 대부분 수도권 인근 공공택지를 취득해 분양률은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지난해 자체ㆍ계열 공사 분양률은 100%에 달했다. 도급 공사 분양률도 90% 후반대로 사실상 완판에 가까웠다. 주택사업을 진행하는 다른 시공사들이 낮은 분양률로 고전하고 있는 상화과 대조를 이룬다. 다만 올해 15개 사업장을 분양할 예정으로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다. 특히 익산, 원주 등 지방 사업장의 분양 성과를 관리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건설은 수주 잔고 확대도 중요한 상황이다. 2020년 이후 수주 잔고가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반전이 필요하다. 2022년 10월 공공택지에 대한 1사 1필지 입찰 조건이 도입된 이후 자체사업 기반에도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도급사업 수주에도 힘을 싣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출처=SCR서울신용평가


제일건설은 민간특례 공원개발과 도급 확대 등으로 수주잔고 회복을 노리고 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도시공원 계획 부지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대신 나머지 비공원 시설로 아파트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제일건설은 강원도 원주, 광주광역시 등에서 공원 개발사업을 수주하며 역량을 쌓아나가고 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