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보험업 인수 계획을 재조정할 전망이다. 인수를 추진했던 KDB생명과의 본계약 체결이 불발되면서다. 시장에서는 대형 보험사 (잠재) 매물인 동양생명에 주목하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산업은행은 하나금융지주로부터 KDB생명보험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고 하나금융지주와의 매각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를 최종 포기한 까닭으로 막대한 ‘인수 후 비용'을 꼽는다. <블로터> 분석 결과 킥스(K-ICS) 지급여력비율 100% 기준으로, KDB생명의 당장 부족한 지급여력은 8000억원 정도다. 감독당국의 암묵적 관리목표 수준인 150% 이상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CFO 리포트] KDB생명 매각 거래 클로징, 장담하기 어렵다' 기사 참조).
금번 KDB생명 인수는 최종 불발됐으나, 하나금융지주의 보험사 M&A(인수합병)는 본격 돌입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은행을 제외한 카드 보험 등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에서 KB, 신한 등 타금융지주사 대비 뒤처지는 편이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비은행부문 그룹 수익 기여도는 12.5% 수준이다. 신한이 34.4%, KB가 32.1%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특히 하나생명, 하나손보 모두 업권 내에서 존재감이 미약한 만큼 M&A를 통한 영역 확장은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대형 보험사 (잠재)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과 롯데손보의 인수전에 하나금융지주가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KDB생명과 같은 생명보험업인 데다 상위권인 동양생명 참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는 후문이다.
동양생명은 생보업계에서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 37조4345억원을 보유한 상위권 생보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양생명의 보유계약 건수는 402만2972건으로, 금액으로는 90조6139억원 수준에 달한다.
같은 기간 KDB생명의 자산 규모는 20조4118억원으로 중위권 생보사다. 보유계약 건수는 172만7317건으로 금액으로는 49조9234억원 수준이다.
업계 주요 관계자는 “KDB생명은 건전성 재무적 상황을 감안했을 때 투자 매력이 크지 않은 곳”이라며 “더욱이 동양생명 등 후속 논의될 매물과 비교시 투자 매력이 열위에 있는 보험사였던 만큼 KDB생명 인수 포기는 예견된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손보의 경우 지난 13일 JP모간으로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나섰다. 동양생명은 현재 ABL생명 매각 딜 클로징 이후 출회될 가능성이 크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최대 주주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 ABL생명은 추석 직전 우선협상자 선정을 마치고 본실사에 들어갔다. 이르면 연내 SPA(주식매매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기업가치는 최소 수 조원에 달하는 만큼 관건은 가격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금융권 매물이 나오면 매각자 측이 금융지주 포함한 대부분의 금융사에 접촉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라며 ”때문에 인수 가격만 합의된다면 금융지주가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향후 재매각 계획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현재 매각 재공고 일정을 밝히는 게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산은 측 관계자는 “매각 성사를 기대했던 만큼 현 시점에서 재매각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기 이르다”며 “추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 매각 재추진 등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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