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M&A

30일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화물사업 매각 ‘분수령’

Numbers 2023. 10. 20. 16:34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대한항공의 자사 인수합병(M&A) 첫 단추인 화물사업부 분리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기업결합을 강행하고 있지만 항공업계에서 합병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화물사업부 매각 여부를 두고 이사회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20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30일 오후 2시에 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 부문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심사하고 있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집행위원회가 양사 합병으로 유럽 화물 노선에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며 시정 조치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유럽 4개 도시행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과 아시아나항공 화물 분리 매각 계획을 독점 우려 해소 방안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다만 화물사업을 매각하려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사회가 불승인하면 양사의 합병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 이 경우 대한항공이 아닌 제3자 매각 추진이 불가피하다. 반대로 이사회에서 매각이 결정될 경우 EU로부터 ‘조건부 합병 승인’ 가능성이 커진다는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 매출 중 화물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5.7%다. 일부에서는 화물사업을 매각하면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이 크게 악화되고 나아가 재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화물사업 매각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사진 내부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의 압박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매각을 찬성해야 1500억원을 추가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합병이 무산될 경우 추가 자금 지원이 없다는 의견을 아시아나항공과 EU경쟁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감독원에 올라온 아시아나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이사회는 총 6명이다. 사내이사는 △원유석 대표이사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안전보안 실장, 사외이사로는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 선임연구원(이사장) △배진철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원장△윤창번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 등이다. 화물사업부가 매각되려면 이 중 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양사의 기업결합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데 이어 화물사업부 매각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등으로 구성된 한국민간조종사협회도 합병 중단을 촉구했다. 이밖에 박찬법, 윤영두, 김수천, 한창수 등 아시아나항공의 전임 사장들은 최근 반대 의견을 담은 성명서를 이사진에게 보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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