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사모펀드 JKL의 가치투자…롯데손보, 전속 키워 CSM 42.9% 증가

Numbers_ 2024. 2. 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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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JKL의 가치투자…롯데손보, 전속 키워 CSM 42.9% 증가

롯데손해보험의 실적을 보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의 '가치투자'가 돋보인다. 사모펀드는 인력 감축과 단기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는 통념이 있다. 이와 달리 JKL은 보험사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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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의 실적을 보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의 '가치투자'가 돋보인다. 사모펀드는 인력 감축과 단기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는 통념이 있다. 이와 달리 JKL은 보험사 소속의 전속설계사를 육성해 보험사 핵심 수익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지난해 42.9% 끌어올렸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롯데손해보험은 전속설계사 조직을 더욱 키우는데 매진한다. CSM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계약유지율 및 고수익 상품 판매의 역할을 해줄 곳이 전속채널이라는 판단에서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GA의 경우 개별회사가 추진하는 판매 방향성에 맞춰가며 상품을 취급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러나 한 회사의 상품만 판매하는 전속 채널의 경우 회사와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영업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어 회사와도 윈윈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속채널의 경우 자사 상품만 판매하기 때문에 유지율관리나 고객관리 측면에서 보험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사업비 지출과 각종 비용이 많이 드는 GA 채널 대신 전속 채널을 활성화하는 것은 향후 CSM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롯데손보는 대주주 변경 직후인 2019년 말 1200여명에서 2021년 말 1700여명으로 늘린데 이어 2022년 말 2200여명, 2023년 말 3000여명까지 꾸준히 늘려왔다. 롯데손보는 중장기적으로 전속설계사 인원을 1만명까지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설계사 정착률이 30%대에 머문 것을 두고 매각에 초점을 맞춰 무분별하게 조직 규모만 키운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이에 롯데손보는 조직이 커지고 안정화되면 장기근속 비율도 증가해 정착률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탄탄한 조직 구축을 위한 노력은 지난해 모바일에서 보험영업 전 과정을 완수할 수 있는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를 출시하며 정점을 찍었다. 원더는 교육·설계·청약·고객관리에 이르는 영업의 전 과정을 휴대전화 앱에 담아 설계사가 사무실에 전혀 출근하지 않고 전체 영업 과정을 '손 안에서' 진행할 수 있게 고안한 게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민 보험 영업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는 디지털 전환을 역설해온 이은호 롯데손보 대표의 결과물이다. 판매비용을 낮추고 고객 접점을 늘려 고수익을 꾀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이 대표는 "2025년까지 보험업 전 과정에서 디지털 전환을 마무리할 것"이라 말했다. 

(자료=손해보험협회 공시실 취합)


전속채널 확대 효과는 계약유지율 관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손보의 계약유지율은 손해보험업계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16일 손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25회차, 37회차, 61회차 유지율이 각각 82.17%, 74.46%, 55.47%로 손보업계 평균보다 10% 이상 높다. 대부분의 손보사가 13회차 유지율에서만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롯데손보는 계약유지와 함께 신계약 창출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신계약 CSM은 지난해 5479억원을 확보, 전체 CSM 2조3966억원의 22.9%를 차지했다. 이는 손보업계의 통상 평균인 10%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신계약 CSM은 미래이익의 기반을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이와 더불어 CSM 관리의 또다른 지표인 예실차 비율도 눈에 띈다. 롯데손보의 예실차 비율은 +1.8%로 금융당국이 권장하는 5% 미만보다 훨씬 적은 수치이며 손보업계만 한정해도 상당히 적은 수준이다. 예실차 이익이 발생했다는 말은 계리적 가정이 보수적이었던 것으로 여겨지며 예실차 손실이 났다는 것은 가정이 그만큼 낙관적이었기 때문에 예상치보다 더 높은 비용이 실제로 발생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정밀한 재무관리를 통해 최대한 현실에 가까운 보험 수리적 가정을 적용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안정적인 재무관리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흡이 긴 사업구조를 가진 보험업에서 체질 개선을 이룬 JKL은 그에 걸맞는 인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최원진 롯데손보 사내이사(JKL파트너스 부사장)는 과거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현 금융위원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보험업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