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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오피스 소프트웨어(SW) 기업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를 이끌고 있는 김연수 대표가 회사 매출 중 10% 이상을 클라우드 사업에서 내는 성과를 냈다.
한컴그룹의 오너 김상철 회장의 장녀인 김 대표는 2021년 8월 취임 이후 회사의 체질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한컴은 그간 한글을 중심으로 한 설치형 오피스 SW가 주력 사업이었다. 하지만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김 대표도 클라우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오피스 SW의 개발 및 보급에 집중했다. 온프레미스란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 IT(정보기술) 인프라를 자사의 데이터센터에 구축한 업무환경을 말한다. 기업들이 가장 흔하게 이용하는 업무 환경이다. 한컴의 기존 설치형 오피스 SW도 온프레미스 환경에 구축하고 이용하는 형태가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클라우드 환경으로 갈아타는 기업에게는 더이상 설치형 SW는 필요없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오피스 SW가 필요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변화에 착안, 오피스 SW의 점진적인 클라우드화를 추진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 '한컴독스' 및 '웹기안기'를 고객에게 선보이며 조금씩 전환을 유도했다. 설치형 SW에서 주로 매출을 내던 한컴 입장에서는 최근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광풍이 불고있는 기업 환경에서 빠른 변화가 필요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가장 잘하는 분야부터 조금씩 체질을 개선한다'는 경영철학으로 회사의 변화를 추진했다.
그는 취임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클라우드 기반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와 AI를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이후에는 협력사나 고객사들을 조용히 만나며 '한컴도 클라우드에서 잘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내부적으로는 클라우드 기반의 SaaS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그 결과는 2023년 3분기에 가시화됐다. 당시 처음으로 웹부문 포함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 별도기준 매출에서 14.8%를 차지했다. PC 설치형이 아닌 사업군에서 매출 비중이 10% 이상을 낸 것은 처음이었다. 김 대표의 SaaS 및 AI 강화 전략은 지속됐고 결국 2023년 연간 실적에서도 별도기준 매출 중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 비중이 10%를 웃돌았다.
김 대표는 클라우드 관련 제품에 AI를 입혀 클라우드 매출 확대를 노린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한컴독스 AI' 정식 버전을 출시한다. '한컴 도큐먼트 QA'와 '한컴 어시스턴트' 베타버전도 선보인다. 그간 한컴이 PC 설치형 SW로 B2G(기업·정부간거래) 시장에서 주로 매출을 낸 것에서 나아가 B2B(기업간거래) 및 B2C(기업·소비자간거래) 시장에서도 클라우드·AI로 무장한 SW로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AI 경쟁력도 확보한다.
한컴의 2023년 별도기준 매출은 1280억원, 영업이익은 41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약 32%다. 한컴은 별도기준으로는 최근 5년간 20% 후반대에서 30% 중반대를 오가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한 번 개발하면 유지보수 외에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SW사업의 특성 덕분이었다. 하지만 자회사들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률은 10% 초반대로 줄어든다. 안전장비 사업을 하고 있는 한컴라이프케어는 제조업 특성상 영업이익률이 SW 사업을 주로하는 한컴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한컴라이프케어는 2023년에는 주가도 하락했다. 한컴라이프케어의 주식 하락은 모기업인 한컴의 자산가치평가액의 축소로 이어졌다. 이는 실제로 현금이 지출된 것은 아니지만 회계상 비용으로 잡혔고 한컴은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한컴라이프케어는 수년간의 사업을 수주한 가운데 향후 점진적인 매출 향상이 예상된다. 방산사업의 특성상 사업을 수주하면 바로 매출에 잡히지 않고 사업기간동안 나눠 매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박현준 기자 hj@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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