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사상 첫 적자 전환..'총체적 난국' 이마트, '본업 강화' 효과 없었다

Numbers 2024. 2. 1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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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적자 전환..'총체적 난국' 이마트, '본업 강화' 효과 없었다

이마트가 지난해 연결기준 첫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신세계건설과 온라인 사업부의 부진은 물론 오프라인 본업마저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정기인사를 통해 인적쇄신을 단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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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지난해 2011년 신세계로부터 인적 분할 후 처음으로 연결기준 적자전환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있는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이마트)


이마트가 지난해 연결기준 첫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신세계건설과 온라인 사업부의 부진은 물론 오프라인 본업마저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정기인사를 통해 인적쇄신을 단행하고, ‘본업 강화’를 자구책으로 내세운 게 무색하리만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단 평가다. 향후 수익 반등을 위한 비전도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그룹 차원의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연결 기준 순매출은 29조4722억원, 영업손실은 46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0.5% 늘어난 사상 최대치인 반면 영업이익은 2011년 신세계로부터 인적 분할된 후 첫 적자 전환이다. 

이마트의 수익 규모가 급감한 주요 배경으론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의 부진과 이커머스 사업부의 지속된 적자가 거론되지만 그 사이 본업인 점포 경쟁력마저 하락했단 점이 뼈 아프다. 지난해 이마트의 별도 기준 순매출은 15조14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449억원)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709억원)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75.4%(7919억원) 하락한 2588억원에 그쳤다. 

특히 할인점(이마트)과 트레이더스는 총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쪼그라들었다. 이마트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2.6% 하락한 12조871억원, 영업이익은 48% 감소한 929억원에 그쳤다. 점포 효율화를 위해 지난해에만 3개점(성수,광명,이수)을 폐점했지만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트레이더스 역시 매출액은 3조3727억원, 영업이익은 581억원으로 각각 0.4%, 9.8% 줄었다. 다만 전문점(노브랜드 등)의 경우 총매출액은 1조871억원으로 0.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77억원으로 전년보다 141.7% 증가하며 체면을 살렸다.  

이에 더해 지난해 점포 효율화를 위해 151개점을 대거 감축한 이마트24는 오히려 2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고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45억 줄어든 233억원에 그쳤다. 

이같은 오프라인 부진은 지난해 9월 예년보다 정기인사를 서둘러 단행하고, 오프라인 3사(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통합 대표 체제를 출범하는 등 점포 간 시너지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이마트의 기대와 상반된 결과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11월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사에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문제는 이마트의 부진이 어제오늘 일이 아님에도 뾰족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단 점이다. 어느새 굳어진 하락세는 이미 10년 전부터 체감할 수 있었고, 심지어 적자 전환 가능성도 일각선 예견하고 있었지만 이마트는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았다. 2013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이마트의 연결기준,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80.3%, 65.9% 하락했다.  지금 이대로라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벽은 물론, 국경까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유통 생태계에서 향후 이마트의 수익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단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국내 신용평가 3사가 일제히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는 지난 2021년 온라인 대전환을 선언하 지 2년 만에 다시 오프라인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경영 무게추가 급격히 옮겨지는 바람에 내부 체질 개선 작업 역시 혼란스러운 형국”이라면서 “생존 전략이 명확하지 못해 기업 내부에서도 고민이 깊을것”고 덧붙였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