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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HMM' 등판 가능성은?...장인화 회장 후보에 쏠린 눈

Numbers_ 2024. 2. 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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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HMM' 등판 가능성은?...장인화 회장 후보에 쏠린 눈

포스코그룹을 이끌 수장으로 내정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의 어깨에는 ‘보이지 않는’ 짐이 하나 있다. 최근 매각이 무산된 HMM 인수합병(M&A)이다. 포스코는 HMM 인수 1순위 후보다. 장 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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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을 이끌 수장으로 내정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의 어깨에는 ‘보이지 않는’ 짐이 하나 있다. 최근 매각이 무산된 HMM 인수합병(M&A)이다. 포스코는 HMM 인수 1순위 후보다. 장 전 사장은 최정우 회장을 대신해 HMM 인수 논의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장 전 사장은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인물이다. HMM 인수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안정을 추구하는 장 전 사장이 실무적 관점에서 HMM 인수 득실을 판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금력·시너지 기대감 높아...산은 '러브콜' 관측 지배적

 

2001년 HMM이 매물로 나온 이후 포스코는 HMM 인수의 단골 손님으로 언급됐다. 막강한 자금력과 비용 절감 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기타금융자산을 포함해 약 20조원이다. 총 자산은 103조원이다. 지난해 책정된 HMM의 몸값 6조4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HMM 인수가 포스코에게 적지 않은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도 시너지 기대를 높인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HMM을 인수할 경우 연간 2조원에서 3조원에 달하는 해운 물동량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포스코가 꾸준히 해운업 진출을 시도한 이력에서도 인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2009년에는 포스코 P&S(구 포스틸)를 통해 대우로지스틱스 인수를, 2011년에는 현 CJ대한통운 인수를 시도했다. 

잇단 실패에도 포스코는 포기하지 않았다. 2020년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해운업 진출을 모색했지만 해운업계 반대로 물류 사업부 신설로 선회했다. 

지난해 하림그룹 컨소시엄이 HMM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에도 포스코는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HMM 채권단이 현행법과 공고대로 매각 절차는 진행하되  물밑에서 포스코에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뒷말이 흘러 나오면서다. 

실제 IB 관계자들은 양측의 접촉 가능성을 높게 봤다. 다만 채권단과 포스코 측은 이같은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실제 매각 논의가 이뤄졌다면 계약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 업계 전문가는 “양측의 접촉 가능성은 매우 높다”면서도 “HMM 매각에 따른 우협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별도의 라인으로 매각을 타진하는 것은 현행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관련 사실을 부인할 것”이라고 견해를 내놨다. 

 

3월 주총 주목...HMM 검토 기류 변화 촉각 

 

당시 업계는 올해 있을 포스코 주주총회에 주목했다. 그동안 포스코가 경영진의 임기 만료를 이유로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수조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가는 사안을 논의하기에는 남은 임기가 짧다는 이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이사회 구성원 12명 중 8명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최정우 회장이다. 사내 이사 4명은 모두 임기가 끝난다.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7명 중 3명이다. 

2023년 상반기 말 기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포스코홀딩스 반기보고서 참고


업계는 포스코의 새 경영진이 HMM 인수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때마침 포스코 주주총회를 앞두고 HMM 매각이 무산되면서 IB 시장은 다시 포스코의 등판에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정부 측과 HMM 인수 관련 논의가 있었다면 관련 인물은 ‘최정우 라인’으로 추측된다. 2021년 포스코가 HMM 인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질 당시 장인화 전 사장은 최정우 회장과 함께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었다. 만약 장 전 사장이 HMM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 업계 관측대로 산은 측과 인수합병(M&A)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장 전 사장이 HMM 인수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 이사회 명단에 장인화 전 사장은 없다. 장 전 사장이 지난해 산은과의 물밑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장 전 사장은 HMM 인수를 검토해야 할 정무적 부담이 덜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이 경우 이전 경영진의 ‘논의 약속’은 시간 벌기용으로 치부될 수 있다. 

장 전 사장은 혁신보다 안정에 방점을 둔 인물로 평가 받는다. 현재 해운업황이 참체기를 겪고 있고, 2021년 논의 당시보다 HMM의 몸값이 6배 이상 치솟은 만큼 논의에 임한다면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구채 전환 사안에 대해서는 앞서 인수에 참여했던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협상력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장인화 전 사장의 성향이나 HMM 인수 의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며 “업계는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의 HMM 인수를 가장 긍정적 시나리오로 본다.  포스코가 자원개발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HMM을 인수하면 장기적·안정적으로 운송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장인화 전 사장이 이점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 전 사장은 오는 3월 21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과하면 포스코홀딩스 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장 전 사장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 지도 변수로 남아 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