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공병탁·공병학' 오너일가 집결, 라인건설ㆍ동양건설산업 'EG가족사' 구축

Numbers_ 2024. 2. 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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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탁·공병학' 오너일가 집결, 라인건설ㆍ동양건설산업 'EG가족사' 구축

'공명지조'(共命之鳥)' 몸 하나에 머리가 둘 달린 새를 말한다. 라인건설과 동양건설은 공명지조 관계다. 두 회사의 최상단 지배인은 공 씨 가문이다.한때 도급순위 30위권에 10개 이상의 계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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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지조'(共命之鳥)' 몸 하나에 머리가 둘 달린 새를 말한다. 라인건설과 동양건설은 공명지조 관계다. 두 회사의 최상단 지배인은 공 씨 가문이다.

한때 도급순위 30위권에 10개 이상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됐던 라인건설이 두 회사의 뿌리다. 현재는 두 회사는 관계사로 엮여 있는 관계로 사실상 단일 기업처럼 운영되고 있다.

양사는 서로를 가족사라 부르며 공공연하게 한몸처럼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각사의 임원들은 사명이 병기된 직함을 사용하고 채용도 함께 진행한다. 아파트 브랜드도 '더원'과 '파라곤'을 공유하고 있다.


무너진 라인건설, 조카 소유 남흥건설 계승


현재의 라인건설은 1988년 설립된 신성건설에서 시작됐다. 신성건설은 2000년 상호를 남흥건설로 변경한 뒤 2013년 라인으로 이름을 바꾼다. 2015년 이후 라인건설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2010년 당시 남흥건설의 주주 현황을 살펴보면 공병탁 회장의 이름이 등장한다. 공 회장은 32.11%의 지분을 보유한 남흥건설의 최대주주다. 공 회장 외에 김석기 27.66%, 문기승 24.8%, 안길전 8.8%, 기획재정부 6.43% 순으로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다. 당시 기재부가 남흥건설 지분을 보유한 건 세금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남흥건설은 공림 전 라인건설 회장의 조카 공병탁 회장이 운영하던 회사다. 2013년 공 회장이 라인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과거의 라인건설을 계승했다.

출처=온비드


사명으로 라인을 사용하면서부터 현재의 동양건설산업이 되는 EG건설을 후방에서 지원했다. 당시 EG건설은 김용상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지금처럼 혈연 관계로 엮여있는 회사는 아니었다. 김 대표가 1989년 당시 옛 라인건설에서 입사해 근무했던 이력 정도만 접점이 있는 상태였다.

EG건설은 1998년 서동건설이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김 대표는 전북 익산, 광주광역시 등에서 토지를 매입해 임대주택 시공 사업을 진행했다.

EG건설이 남흥건설과 본격적으로 손을 맞잡게 된 건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 성남 판교, 김포 장기 등 2기 신도시가 본격화되면서 남흥건설과 EG건설 사이에 긴밀한 협력 관계가 형성된다.

EG건설이 차주로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을 조달하고 남흥건설이 시공을 맡는 구조를 짜 양사가 이익을 나눈다. 당시 EG건설은 입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이지산업개발, 이지개발 등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판교 봇들마을 2단지 이지더원, 김포 장기이지더원 등이 당시 남흥건설과 EG건설이 합작해 지은 단지다.

EG건설과 라인건설이 본격적으로 엮이게 되는 건 2009년부터다. 2012년 EG건설의 4대 주주로 신원산업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신원산업은 1998년 설립된 건설사로 라인건설 창업주였던 공림 회장의 3남인 공병도 씨가 설립한 회사다. 공 씨는 현재 동양건설산업 공병학 회장의 동생이다.

2012년 감사보고서에서부터 EG건설은 남흥건설을 계열사로 표기한다. 이때부터 신원산업을 통해 서서히 접점을 늘려온 셈이다.


동양건설산업 인수 후 등장한 공병학 회장

 

EG건설은 2015년 회생절차를 마친 동양건설산업을 인수한다. 동양건설산업을 인수해 논현, 분당, 목동 등 수도권에서 좋은 이미지를 쌓은 동양파라곤 브랜드를 활용하려는 게 인수의 주 목적이었다.

EG건설은 동양건설산업 인수 1년 뒤 인수 지분을 이지이노텍, 창조종합건축사무소에 넘긴다. 이지이노텍은 2013년 설립된 회사로 오정화 씨와 공승현 씨가 각각 47.69%, 52.31%의 지분을 보유한 곳이다. 창조종합건축사무소의 지분 구조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이때부터 김 씨 가문의 회사였던 EG건설은 공 씨 가문의 동양건설산업으로 변신한다.

창조종합건축사무소는 현재 동양건축사무소로 이름을 바꾼 채 동양건설산업의 지분 29.13%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광주 지역 저축은행인 더블저축은행의 지분도 갖고 있다. 더블저축은행의 옛 이름은 무등저축은행으로 자동차 부품회사 지엔에스의 최대주주인 공병채 씨와 동양건축사무소, 공문규 씨 등이 인수했다.
 


이지이노텍, 동양건축사무소가 동양건설산업 최대주주가 된 뒤에 공병학 회장이 처음으로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다. 공 회장은 2018년 당시 16.94%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공 회장의 지분은 8.54%로 줄어든 상태다. 대신 이지이노텍에서 사명을 변경한 동양이지이노텍(동양이노텍으로 사명 변경) 지분이 52.21%로 증가했다.

동양이노텍의 최대주주는 공승현 씨로 9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본래 최대주주인 오정화  씨는 공병학 회장의 아내로 라인건설 계열 재단법인인 라인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내고 있다. 라인문화재단은 라인건설의 지분 5%를 보유한 주주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