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현물출자? IPO? '지배구조 개편' 새로운 카드는

Numbers_ 2024. 2. 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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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출자? IPO? '지배구조 개편' 새로운 카드는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주요 계열사가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총수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랜 기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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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주요 계열사가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지배구조 개편이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총수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랜 기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핵심계열사 지배력을 갖춰 승계를 완료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간의 시도는 속시원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모비스의 수소 사업 이관을 놓고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 구상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현대모비스로부터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수소 사업 일원화를 통해 밸류체인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결정을 놓고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보다 구체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18년 추진하다가 무산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전략의 이행 가능성이 더욱 줄었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와 함께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고심했다. 분할·합병 전략은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를 지주사로 두고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하지만 주요 주주와 자문기관은 현대모비스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반대하면서 추진이 막혔다. 이후 실행 가능성이 언급됐다. 그러나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수소사업 이관 결정을 놓고 “분할을 통한 개편 가능성을 축소시켰다”고 설명했다. 합병을 위한 명분인 수소 사업 통합 여지가 사라졌다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새로운 승계 대안으로 ‘현물출자’ 방안의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오너인 정 회장이 보유한 현대차(지분율 2.65%) 지분을 현대모비스에 현물출자하고 신주를 배정받아 지분을 늘리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전략이 힘을 받기 위해서는 현대차의 주가 상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료=메리츠증권 리포트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실제로 양사의 시가총액은 최근 100조원을 넘기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 회장이 보유한 기아(17.2%), 현대제철(5.8%) 등 계열사 지분도 추가로 활용하는 방안 역시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전략으로 기업공개(IPO)를 활용하는 방법도 언급되고 있다. 특히 IPO를 통한 승계 재원 마련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2022년 현대엔지니어링 IPO를 추진했다가 좌절된 경험이 있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하고 있는데 구주 매출을 통해 최대 4000억원의 자금 확보를 기대했다. 하지만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와 함께 상장철회 결정을 내렸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이후에도 IPO 재도전 카드가 꾸준히 언급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해외 IPO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고 이를 승계에 유리하게 활용하는 청사진도 나오고 있다. 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법인(HMIL)의 인도 증시 IPO를 추진 중이다. 인도법인 기업가치는 250억~300억달러(약 33조3400억∼40조원)로 추산된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현대차의 기업가치도 상당한 수준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는 정 회장 등 오너가의 현물출자 등의 작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윤필호 기자 nothing@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