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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설립된 키움에프앤아이는 부실채권(NPL)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후발주자로 출발했으나 빠른 속도로 마켓셰어를 늘리면서 자리매김했다.
4년차 키움에프앤아이는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 집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송호영 키움에프앤아이 대표는 "가격을 높게 써서 낙찰을 많이 받으면 외형 늘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라며 "NPL 투자는 기본적으로 위험이 전제돼 있기 때문에 손해보는 자산에 투자를 늘리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 따라 유연한 대응 강점
2020년 다우키움그룹의 금융 포트폴리오 확대로 설립된 키움에프앤아이는 초반 적극적인 NPL 투자로 선두주자를 추격했다. 시장 진입 후 2021년 적극적으로 NPL 투자를 늘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진입 2년차에 업계 3위(점유율 13.1%)를 차지하며 원조 NPL 강자 대신에프앤아이를 제쳤다.
키움에프앤아이는 2022년에는 돌연 매입 규모를 크게 줄였다. 2022년 점유율은 5% 대로 낮아져 다시 업계 3위 자리를 대신에프앤아이에 내줬다. 키움에프앤아이가 이 시기 매입규모를 축소한 건 업계의 출혈경쟁이 과도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키움증권 출자로 설립된 키움에프앤아이는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제1 목표를 '수익률'에 초점을 두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유연하게 매입 규모를 줄이면서 수익성에 집중한다는 게 키움에프앤아이의 전략이다.
송 대표는 "키움에프앤아이는 설립 초반부터 MS(마켓셰어)보다는 ROE에 초점을 맞춰왔다"라며 "NPL전문 인력을 영입해 수익성에 집중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키움에프앤아이는 설립 첫해를 제외하고, 이듬해부터 흑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2021년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1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일반적으로 NPL 자산 회수 기간이 3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반부터 빠르게 성과를 올렸음을 알 수 있다.
키움에프앤아이는 올해도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NPL 투자 규모를 조절할 방침이다. 2023년 9월 기준 NPL 자산 규모는 5402억원으로 총자산 대비 82.5%까지 늘어난 상태다. 올해 시장의 경쟁상황을 보며 탄력적으로 NPL 투자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키움에프앤아이의 인력은 26명(2024년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이다. 2022년 새로 설립된 우리에프앤아이보다 3명 많다. 의사 결정 구조가 단순하고 소수 정예라는 특성 때문에 유연하고 빠른 의사 결정이 강점으로 꼽힌다.
EOD 채권, 투자 기회 집중
키움에프앤아이는 올해 여러 부실채권이 묶인 NPL 입찰보다는 단건 투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NPL은 일반적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은행, 저축은행 등에서 가져오는 게 대부분이다.
수의계약을 통해 담보부채권을 투자하는 경우 회수 기간은 길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수익성은 극대화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키움에프앤아이는 올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사업장의 수익증권, 사모사채를 주로 살펴볼 계획이다.
키움에프앤아이의 수장을 맡고 있는 송 대표는 대체투자 영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키움에프앤아이를 맡기 전까지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대체투자본부장으로 근무한 그는 삼성자산운용 계량분석팀,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 맥쿼리IMM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리스크관리팀, 우리선물 등을 거친 전천후 플레이어다.
단건 투자의 성패를 결정하는 건 적정수준의 매입가를 책정해 양질의 자산을 확보하는 데 달렸다. NPL 투자가 자금조달 경쟁력과 회수기간을 최적화하는 데 달렸다면 단건 투자의 경우 관리 역량이 좀 더 성과를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저하된 NPL 투자의 대안으로 대체투자를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키움에프앤아이의 대체투자자산 규모는 2023년 9월 기준 683억원으로 NPL 자산에 비해서는 비중이 적은 편이다. 올해 단건투자를 늘리면서 대체투자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에프앤아이는 물적담보물이 확보된 자산을 적극적으로 편입하고 있다.
물론 대체투자 확대는 회수 성과가 저조할 경우 반대로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단건 투자의 경우 어느정도 리스크를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NPL 투자보다는 위험도가 큰 편이다.
키움에프앤아이가 외형보다는 실익에 집중하는 건 후발 주자로 조달 여건에서 불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키움에프앤아이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점이 약점이다.
연합자산관리와 하나에프앤아이의 기업어음 등급은 A1, A2다. 같은 증권 계열 전업사인 대신에프앤아이도 A2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적어도 조달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야 흑자 구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NPL 시장 경쟁 심화의 대안으로 단건 투자를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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