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홈플러스, 리파이낸싱 긴급수혈했지만 실적부진에 매각 '빨간불'

Numbers_ 2024. 3. 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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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리파이낸싱 긴급수혈했지만 실적부진에 매각 '빨간불'

홈플러스가 올해 약 8700억원의 차입금 만기를 앞둔 상태에서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엑시트’ 전략에 빨간 불이 커졌다. 오프라인 마트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난조로 차입금을 해소하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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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홈플러스를 두고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엑시트 전략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가 올해 약 8700억원의 차입금 만기를 앞둔 상태에서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엑시트’ 전략에 빨간 불이 커졌다. 오프라인 마트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난조로 차입금을 해소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홈플러스는 “일부 상환 및 차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혀 시장을 안심시켰지만 근본적으로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홈플러스를 사들이는 데 7조원 이상을 투입한 MBK의 매각이 요원해질 수밖에 없어서다. 


홈플러스, 리파이낸싱 고비 넘겼지만 실적 부진 여전해


29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올해 6월과 10월 각각 3000억원, 5753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앞두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한 차환 준비를 마친 상황으로 단기차입금 3000억원과 5000억원의 인수금융 등 차입금에 대한 차환을 합의했으며, 상반기 내 리파이낸싱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홈플러스가 리파이낸싱 고비를 넘긴다고 해도 과제는 산적해 있다. MBK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선 근본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홈플러스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MBK는 2013년 블라인드 3호 펀드를 조성하고 2015년 9월 영국 대형마트 기업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당시 유통업계는 물론 국내 거래 사상 최대 규모였다는 점에서 MBK의 바이아웃 전략에도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거래 규모가 워낙 컸던 탓에 인수 9년 차에 접어든 올해까지 MBK는 뚜렷한 엑시트 전략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다는 평가다. 통상 MBK는 거래 후 5년 이내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경우 인수 후 외려 하락세를 거듭하며 MBK의 발목을 붙잡은 것이다.  

실제 홈플러스는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연매출이 9조원에 육박했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더욱 부진에 빠졌다. 결산법인인 홈플러스는 2021년 회계연도에 6년 만에 13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022년도에는 2602억원으로 적자 폭이 늘었다. 이 기간 단기차입금은 불고, 현금성자산은 쪼그라들면서 재무구조도 덩달아 악화했다. 2022년 2월 말 기준 860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은 2023년 2월 말 3277억원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2428억원에서 974억원으로 줄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같은 기간 홈플러스의 차입금 의존도 역시 2022년 2월 55.8%, 2023년 2월 57.1%, 2023년 5월 59.4%로 거듭 증가세를 보였다. 결국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9월 홈플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메가푸드마켓으론 엑시트까지 역부족

 

그나마 홈플러스가 2022년 선보인 식품 전문관 메가푸드마켓이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한 24개점은 오픈 1년 차에 평균 24.5%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24개점의 올해 1월 식품 매출은 3년 전과 비교해 평균 30% 이상 증가했다. 이달 마무리되는 신용평가사 등급평가에서 홈플러스의 추가 강등을 막기위해 MBK가 신평사들에게 강조한 부분도 메가푸드마켓을 중심으로 한 매장 개편과 매출 개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가푸드마켓은 홈플러스의 전체 수익을 견인할 만한 잠재력이나 차별화 전략은 부족하다는 반응이 뒤따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가푸드마켓이 롯데, 신세계 등의 식품전문관과 뚜렷한 차별점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업계가 전반적으로 힘든데 나 홀로 성장세를 장담할 수 없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MBK가 홈플러스의 경영 일선에 등장해 본격적인 엑시트 판짜기에 돌입했다. 지난 1일부터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홈플러스 대표이사직을 겸하기로 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2015년 홈플러스 인수를 주도한 인물로 조주연 신임 대표를 지원할 예정이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