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SK매직 영업이익률 20%’ 제시한 SK네트웍스 최성환, 잇단 재무통 수혈

Numbers_ 2024. 3. 1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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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매직 영업이익률 20%’ 제시한 SK네트웍스 최성환, 잇단 재무통 수혈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SK매직에 ‘재무통’을 연달아 구원투수로 보내고 있다. 최근 최 총괄이 SK매직의 중장기적인 목표로 영업이익률 20% 달성을 내세운 가운데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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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사진=SK네트웍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SK매직에 ‘재무통’을 연달아 구원투수로 보내고 있다. 최근 최 총괄이 SK매직의 중장기적인 목표로 영업이익률 20% 달성을 내세운 가운데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김완성·정한종 ‘매직’으로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선 SK매직은 최근 자금조달에도 성공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매직은 올해 2월 기타비상무이사로 황용민 SK네트웍스 기획재무실장, 감사로는 최용성 SK네트웍스 재무팀장을 선임했다. 

이에 따라 SK매직 이사회는 지난해 7월 복귀한 최 총괄과 그의 측근으로 이뤄졌다. 김완성 대표와 정한종 BM혁신본부장을 비롯해 황용민 실장, 최용성 팀장으로 구성됐다. 비상무이사와 감사의 경우 사내이사와 달리 겸직 제한이 없지만 이사회 구성원으로 경영 감독과 이사회 안건 논의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최성환, 매각 아닌 부활에 ‘의지’

 

최 총괄이 승진한 2022년 12월 이후 SK매직 또한 변혁기를 맞고 있다. 그는 SK네트웍스에서 검증된 재무통을 중점적으로 SK매직에 투입해 영업이익률을 개선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때 ‘매각설’이 나올 정도로 SK매직의 상황이 악화됐지만 최 총괄은 실적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국내 생활가전 렌탈 업계 2위인 SK매직은 2020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2021년부터 수익성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020년 연매출 1조245억원을 기록하며 1조클럽에 입성한 SK매직은 2021년 매출 1조775억원, 2022년 매출 1조773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816억원에서 635억원으로 역성장했다.

모회사인 SK네트웍스는 SK매직이 1조클럽을 달성하자 IPO(기업공개)를 꿈꾸며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인 윤요섭 전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하지만 경기 불황, 렌탈업 침체, 최신원 전 회장의 오너 리스크로 IPO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더해 매년 수익성마저 악화되자 SK네트웍스는 지난해 6월 임기가 남은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당시 최 총괄은 김완성 SK머티리얼즈 BM혁신센터장을 SK매직의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SK네트웍스의 글로벌 투자와 신사업을 주도한 정한종 SK네트웍스 신성장추진본부장을 SK매직 BM혁신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본인의 측근이자 SK매직의 수익성 부진을 만회할만한 재무 전문가로 구성한 점이 엿보인다.

 

최성환 취임 후 달라진 SK매직 이사회

 

SK매직 임원 변동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SK매직의 비상근이사(비상무이사, 감사) 또한 재무 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SK네트웍스가 2016년 SK매직(당시 동양매직)을 인수한 이후 감사는 줄곧 SK네트웍스의 재무·세무팀장이 맡았지만 비상무이사 이력은 다양하게 구성됐다. 

일반적으로 비상근이사는 ㈜SK, SK네트웍스 임원으로 발탁됐지만 지속경영실장, 행복디자인센터장 등 재무와는 크게 상관없는 인사가 주를 이뤘다. 최대 실적을 낸 2020년만 해도 SK매직의 비상무이사는 최 총괄과 박상규 전 SK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 박경일 전 ㈜SK 행복디자인센터장으로 구성됐다. 2021년에는 최 총괄이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류성희 전 SK네트웍스 지속경영실장이 자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최 총괄의 측근인 SK네트웍스, 그 중에서도 재무임원이 SK매직의 이사회에 영입되고 있다. SK매직은 지난해 1월 1일자로 이영길 전 SK네트웍스 재무실장을 SK매직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영입했고, 정 본부장 또한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 감사를 맡았던 박소아 전 SK네트웍스 세무팀장 대신으로는 이요섭 전 SK네트웍스 재무팀장이 선임됐다.

 

 

수익성 개선 통했다…영익률 20% 도전

 

SK매직이 최근 출시한 '초소형 직수 정수기' (사진=SK매직)

 

최 총괄은 최근에도 SK매직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SK네트웍스 기업설명회를 열고, 2026년까지 영업이익 7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SK매직의 중장기 목표로는 2028년까지 기업가치 배수 30배, 영업이익률 20% 달성을 제시했다. 현재 SK매직의 영업이익률이 약 9%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2배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SK매직을 되살리기 위한 최 총괄의 전략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표이사가 교체된 SK매직은 수익성을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SK매직은 2023년 매출 8376억원, 영업이익 7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5.2% 증가했다. 

특히 SK매직은 올해 초 경동나비엔에 주방가전 3개 품목(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에 대한 영업권을 400억원에 매각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적자를 지속한 가전사업을 떼어내 주요 사업에 재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영향으로 최근 SK매직은 회사채 흥행에 성공하며 재무구조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SK매직은 지난 2월 총 1500억원을 조달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을 단행했고, 1조1900억원을 모집했다. 가전사업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이 커진데다가 SK매직이 회사채 조달로 채무상환을 하겠다고 밝힌 영향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의 최대 한도가 2년물과 3년물을 합해 3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SK매직은 최대 한도까지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매직 관계자는 “기타비상무이사, 감사 신규 선임은 통상적인 모회사 인사이동에 따른 절차”라고 말했다. 또 “최근 수익성 개선, 자금조달 등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재무안정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