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흐름의 영향을 받는 SK디앤디가 사업 위험을 통제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 신사업 확대에 따른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어서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존 사업의 수익화 시점과 신규 사업 속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SK디앤디는 부동산 개발회사로 지난해 3분기 기준 SK디스커버리와 특수관계자가 지분 34.1%를 보유 중이다. 지식산업센터, 오피스, 호텔, 물류센터 등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부동산 개발사업은 경기 흐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는 특징을 지닌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서 향후 사업의 수익성과 개발이익 회수 시점을 예견하기 어려운 점이 사업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실정이다.
SK디앤디는 사업 공동시행과 부동산 간접투자기구를 통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왔다. 직접 투자 현장에 대해서는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사업 방식과 진행 시점 등을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로 생각공장은 지난해 말 기준 90% 이상의 분양률을 기록해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리모델링이 완료된 명동 N빌딩은 매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분투자를 통한 개발사업 프로젝트에서는 배당금 수취나 매각을 통해 꾸준히 이익을 회수했다. △판교 비즈니스 호텔, 배당금 수익 300억원 △삼일빌딩, 배당금 수익 690억원 △강남역 오피스 수익증권, 매각 시세 차익 2100억원 등이 있다.
적극적인 리스크 통제에도 지식산업·물류센터 등의 경우 경기 상황에 따라 사업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은 여전히 우려된다.
SK디앤디가 지분을 투자하고 자금을 빌려준 군포시 복합개발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기준 분양률이 57%에 그쳤다. 분양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지분투자금과 대여금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국신용평가는 경고했다.
이천백사물류센터에 대해서는 850억원의 차입금 자금보충 약정이 체결돼 있는데, 오는 2025년 8월까지 담보대출이나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 SK디앤디의 재무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발 리스크가 잔존한 가운데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개발 사업 프로젝트는 대부분 외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자금 시장이 경색되면서 조달 환경이 악화돼 SK디앤디의 이자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적분할을 앞둔 신재생에너지·ESS 사업 부문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신규 발전소 건설 등으로 설비투자(CAPEX)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전력 중개를 포함해 그린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는데 신규 투자금이 투입될 예정으로 차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담보차입금 중심으로 차입금이 구성되어 당장 상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이 별다른 차질없이 진행되고 부동산 관련 위험을 적절히 통제할 경우 재무융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 리스크와 투자 부담이 양립하는 가운데에도 지난해 SK디앤디의 실적이 개선된 점은 고무적이다. SK디앤디는 지난해 진행하던 사업을 줄여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 4841억원으로 전년대비 14.1% 줄었지만, 강남 오피스 수익 증권을 매각하면서 영업이익은 207% 급증한 1974억원을 기록했다.
조아라 기자 archo@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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