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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사 라데팡스는 누구의 백기사일까?...새로운 해석들 [한미약품·OCI 통합]

Numbers_ 2024. 3. 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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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사 라데팡스는 누구의 백기사일까?...새로운 해석들 [한미약품·OCI 통합]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거래로 이우현 OCI그룹 회장의 경영권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이번 거래를 자문한 라데팡스파트너스가 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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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그룹과 OCI그룹 통합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거래로 이우현 OCI그룹 회장의 경영권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이번 거래를 자문한 라데팡스파트너스가 한미약품그룹 측의 백기사인지, OCI그룹 측의 백기사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오는 29일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OCI홀딩스 이사회 입성은 예상 가능했다. 올 초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은 통합 발표와 함께 그룹별 1명씩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2 대 2' 이사회 동수 구성을 통해 두 그룹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동 경영을 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의결되면 OCI홀딩스 사내이사는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사장, 김남규 대표, 서진석 OCI 대표 등 4명으로 구성된다. 양측은 이우현 회장과 서진석 대표 등 OCI 측 2인과 임주현 사장, 김남규 대표 등 한미약품 측 2인으로, 두 명씩 이사진에 합류해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남규 대표는 3년 전부터 한미약품그룹의 경영 자문을 맡았기 때문에 한미약품 측 인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엔 양측의 이런 평가와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라데팡스의 자문으로 시작된 이번 통합 작업은 OCI홀딩스에, 특히 이우현 회장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김남규 대표가 한미약품그룹 측 인물이라기보다 OCI홀딩스 측 인물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국내 한 방송에 따르면 김대호 박사는 "이번 통합 작업에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곳은 OCI그룹이며, OCI 내에서도 이우현 회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우현 회장은 창업자의 장손이자 회장이지만, 지분이 숙부들보다 낮다"며 "이번에 OCI홀딩스의 지분을 받는 임주현 사장을 우호 세력으로 확보하면 숙부들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이번 한미약품·OCI그룹 통합 작업은 숙부들보다 지분이 낮은 이우현 회장을 실질적인 오너로 만들어주기 위한 프로젝트"라며 "한미약품은 부수적으로 끼어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이자 경제학 박사다.

그는 방송에서 이번 통합이 OCI 내에서 이우현 회장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작업이라는 해석을 제기했다. 또한 향후에 연합군으로 생각했던 임주현 사장 측이 이우현 회장과 등을 지면 OCI홀딩스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이번 거래를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들의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다"며 "한미약품그룹이 상속세를 해결할 더 나은 방안이 있었으나 OCI그룹과 통합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이는 라데팡스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궁극적으로 라데팡스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규 대표가 누구의 백기사인지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이처럼 두 그룹간 통합 작업이 성공으로 끝날지, 아니면 갈등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힌트를 주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양 그룹의 통합에도 불구 '이사회 동수 구성'에 따른 각자의 경영권을 지킬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한미약품그룹의 최대주주 자리에 OCI홀딩스가 오름에도 불구하고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에 매각되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를 펼쳐왔다. 하지만 '이사회 동수 구성'이라는 기초 구조에 금이 간다면 양그룹간 경영권을 두고 갈등 국면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 임종윤·종훈 형제가 통합을 반대하며 법원에 제출한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에서도 해당 문제는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특히 임종윤 사장은 경영권 분쟁이 지난 2022년 라데팡스가 개입할 때부터 심화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종윤 사장 측은 "2022년 3월 일방적으로 재선임 불가 통보를 받았고, 대신 그 자리는 라데팡스에서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됐다"고 말했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계약대로 거래가 완료되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7.03%를 보유하는 OCI홀딩스가 된다. OCI홀딩스의 최대주주는 8.62%를 보유하는 임주현 사장이, 이우현 회장의 지분은 6.55%에서 5.87%로 바뀐다.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OCI홀딩스로 변경되면서 이우현 회장이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임주현 사장의 우호세력이 될 가능성에 양측은 더 방점을 두고 통합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얻어가는 이득도 무시하지 못한다. 그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한미사언스의 최대주주로 오른다. 현재 OCI홀딩스의 최대주주와 2대주주는 이우현 회장의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7.41%), 이복영 SGC 회장(7.37%)이다. 이우현 회장은 6.55%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번 통합이 완료되면 이화영 회장과 이복영 회장의 지분은 각각 6.64%, 6.61%로 희석된다. 이우현 회장의 지분도 희석되지만, 우호 세력으로 품는 임주현 사장의 지분을 합치면 약 14.49%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숙부들의 지분 13.25%를 소폭 웃돈다.

그룹 통합 목적이 표면적으로는 이종 그룹간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지만, 이우현 회장의 경영권 강화에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 따른 것이다.

김남규 대표가 OCI홀딩스 사내이사로 오를 것으로 보이면서 OCI홀딩스 이사진이 OCI 측 2명, 한미약품 측 2명으로 구성돼 균형이 있어 보이지만, 김남규 대표가 완전한 한미약품 측 인물이라는 것은 아직 더 두고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는게 재계 일각의 시각이다.


유한새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