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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가 세 배 불려 매각한 에이디엠코리아…현대바이오의 활용 방안은?

Numbers_ 2024. 3. 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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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가 세 배 불려 매각한 에이디엠코리아…현대바이오의 활용 방안은?

코스닥 상장 CRO(임상시험수탁기관) 기업인 에이디엠코리아의 주인이 모비스에서 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로 바뀐다. 모비스는 약 5년 만에 투자금 대비 세 배가 넘는 수익을 챙기고,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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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코스닥 상장 CRO(임상시험수탁기관) 기업인 에이디엠코리아의 주인이 모비스에서 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로 바뀐다. 모비스는 약 5년 만에 투자금 대비 세 배가 넘는 수익을 챙기고, 현대바이오는 자체 개발 항바이러스제 임상수탁을 자회사에게 맡기는 방식을 추진한다. 주요 인력이 떠난 에이디엠코리아는 현대바이오 임상수탁 전담이라는 숙제를 하나 더 떠안게 됐다.

모비스는 현대바이오와 현대바이오의 최대주주인 씨앤팜, 씨앤팜의 최대주주인 김연진 씨에게 에이디엠코리아 지분 32.47%(762만3641주) 전량을 310억원에 양도한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지난 2018년 에이디엠코리아 지분을 87억7365만원에 매입해 최대주주가 된 모비스는 약 5년 만인 올해 310억원에 지분 전량을 처분하면서 투자금을 3.5배로 불려 챙겼다. 모비스는 에이디엠코리아 지분 양도 목적에 대해 ‘미래성장동력 투자재원 확보’라고 밝혔다. 

현대바이오는 에이디엠코리아에게 항바이러스제 임상수탁을 맡길 계획으로 알려졌다. 오상기 현대바이오 대표는 “하나의 약물로 여러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제프티는 세균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이끈 페니실린처럼 인류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세계 제1호 범용 항바이러스제”라며 “현대바이오는 아마존, 테슬라 등의 혁신 기업처럼 새로운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세계 범용 항바이러스제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CRO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대바이오가 굳이 임상수탁 전담을 위해 에이디엠코리아를 매입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한다. 업계 관계자는 “항바러스제 임상이 래퍼런스로 좋은 편”이라며 “현대바이오가 CRO 용역을 발주하면 백신이나 이뮨(면역학)쪽에 관심이 많거나 특화된 CRO 기업들이 달려들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게다가 작년 한 해 CRO 업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덤핑 수준까지 내려간 임상수탁 입찰경쟁 속에서 현대바이오가 항바이러스제 임상수탁만을 위해 에이디엠코리아를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현대바이오가 에이디엠코리아를 되팔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CRO 업계 관계자는 “결국 현대바이오는 에이디엠코리아를 되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에이디엠코리아다. 업계 속성상 기밀 유지가 필수인데 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 소유의 CRO에게 굳이 임상수탁을 맡길 이유가 없다. 혹여 맡기려 해도 해도 경쟁 CRO들과 일감 수주를 경쟁할 때 에이디엠코리아의 부정적인 요소를 부각해 방해할 수 있다. 최소한 타사 항바이러스제 관련 일감은 받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인력 유출도 에이디엠코리아의 걱정 중 하나다. 조미현 상무와 윤석민 대표가 회사를 떠난 이후 직원들의 전출입이 늘어났다. 특정 CRO 기업의 인력이 대거 유입되는 특징도 목격된다. 

특히 조미현 상무는 에이디엠코리아 재직 시절 국내 대형제약사 임상수탁 및 PMS(의약품 시판 후 조사) 용역 수주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했다. 조미현 상무가 떠난 에이디엠코리아는 이를 대체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여기에 더해 에이디엠코리아는 현대바이오가 개발하는 항바이러스제의 원활한 임상 진행과 더불어, 현대바이오가 고려 중인 항바이러스제 개발 관련 국책 과제 수주 등에도 참여하거나 지원해야 하는 부담도 생겼다.

업계 관계자는 “CRO사업은 기본적으로 인건비 싸움인데 직원수는 늘고 매출은 줄어드니 자연히 실적도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한동안 에이디엠코리아가 공격적인 비딩(용역 입찰)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답변에 응하지 않았다.


안치영 기자 ac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