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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 이용희 대우건설 CFO, '적자 현금흐름' 탈출 미션 달성할까

Numbers_ 2024. 3. 2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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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 이용희 대우건설 CFO, '적자 현금흐름' 탈출 미션 달성할까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 대우건설은 2021년 중흥그룹 품에 안겼다. 이용희 전무는 중흥그룹 체제의 첫 대우건설 재무관리본부장(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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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

 

이용희 대우건설 재무관리본부장(CFO·오른쪽)과 압둘라 알 수마이트 ABK그룹 CEO 대행(왼쪽)

 

대우건설은 2021년 중흥그룹 품에 안겼다. 이용희 전무는 중흥그룹 체제의 첫 대우건설 재무관리본부장(CFO)이다. 2022년초 선임돼 올해로 3년차 CFO인 이 전무의 과제는 현금 창출력 확보다.

대우건설은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미청구공사 대금 회수 지연 등이 이유다. 2022년에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4231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8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나 악화했다.


현금성자산 '1조' 깨졌다 


이 전무는 1965년생이다. 숭실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대우건설에서 31년간 근무한 인물로 세무팀장, 회계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그는 입사 초부터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다. 중흥그룹이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이 전무를 CFO로 배치해 안정적인 관리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무가 CFO로 부임한 이후 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주력인 주택사업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계속해서 음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중흥그룹에 인수될 당시 1조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그룹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해외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비주택 부문에 힘을 줄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역으로 현금성자산이 줄어드는 상황이 나타나고 말았다.

대우건설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2021년 1조610억원에서 2022년 1조4230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9816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이중 627억원은 공동계약 등으로 인출 제한이 걸린 예금이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년내 3조4803억원에 해당하는 유동성 위험에 노출돼 있다. 현재 보유한 현금고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대우건설이 꾸준히 자금 조달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유동성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대우건설의 차입금 규모는 2021년말 1조9491억원이에서 지난해 2조7048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단기차입금은 3604억원에서 6225억원으로 증가했다.

출처=나이스신용평가


해외 자금 조달 확대

 

이 전무 부임 이후 대우건설은 해외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늘려가고 있다. 국내 조달 금리가 높아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5월 쿠웨이트 소재 와르바은행을 통해 1억 달러(약 1330억원) 규모의 이슬람채권(수쿠크)을 발행했다. 7월에도 1억 달러 규모로 두번째 수쿠크 발행에 나섰다.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1억5000만 싱가포르달러(약 1484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쿠웨이트 현지은행 두 곳과 2억5000만 달러(3300억원) 규모의 금융약정을 맺기도 했다. 

또 오랜 기간 중동, 동남아시아 등 해외 사업을 펼쳐온 네트워크를 활용해 적극적인 해외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하기도 했으나 금리가 저렴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우건설은 1980년대 리비아를 기반으로 중동 지역에 진출했다. 당시 아파트, 병원, 상하수도, 항만 등을 지으며 기술력을 뽐냈다. 쿠웨이트와의 인연은 201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라파이너리 공사에 이어 나이지리아, 이라크, 쿠웨이트, 리비아, 모로코 등에서 EPC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건축 역량을 뽐냈다.

이때부터 이어져 오던 오랜 기간의 해외 네트워크가 해외 자금 조달의 기반이 됐다. 물론 국내에서도 꾸준히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무 부임 이후 대우건설은 국내에서는 회사채를 총 다섯 차례 발행했다. 1850억원 규모로 대부분 2025년 만기가 도래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가진 강점이 해외 네트워크다 보니 해외 자금조달 루트를 확보하려 했다"며 "국내보다 좋은 조건으로 실탄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에 꾸준히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