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C/CFO

[어바웃 C]"2023년 4분기 흑자" 약속 지킨 김성현 LGD CFO…'재무 리스크' 털어낸다

Numbers 2024. 1. 18. 18:19

 

김성현 LG디스플레이 CFO 부사장과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7분기 만에 흑자전환 하면서 김성현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의 행보가 재조명된다. 2023년 4분기 내 흑자전환을 자신한 김 부사장은 적자가 지속되는 환경에서도 현금관리, 자금조달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말 정호영 사장과 김희연 CSO(최고전략책임자)가 나란히 용퇴했는데도 김 부사장 홀로 승진 인사에 이름을 올린 이유다.

1967년생인 김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온 문과 출신이다. 졸업 후 LG전자 자금관리실에 입사한 그는 LG 구조조정본부 비서팀에서 근무하며 오너일가의 신임을 받았다. ‘숨은 실세’로 불리기도 했던 구조조정본부 비서팀은 고(故)구본무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김 부사장은 ㈜LG와 LG유플러스에서 재경팀, 경영관리실을 담당하며 그룹 ‘재무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취임 후 ‘적자전환’ 맞닥뜨려…투자기조 난항

 

(그래픽=박진화 기자)

 

김 부사장은 지난 2019년 LG디스플레이 금융담당 전무로 부임했다. LG디스플레이는 당시 코로나19 특수로 전자제품 수요가 늘어난 효과를 톡톡히 봤고, 2021년에는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런 성과에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 전망을 ‘A+ 안정적’에서 ‘A+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수익성 개선을 발판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회복된 점이 등급 전망 검토 요인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하지만 그가 2021년 CFO로 선임된 이후부턴 상황이 달라졌다. 업황 불황이 심화되면서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2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6개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난의 시기를 겪었다. 더 큰 고민은 투자원칙을 고수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다.

그가 취임하기 전부터 LG디스플레이는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내에서 CAPEX(설비투자)를 진행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김 부사장 역시 2021년 말 취임할 당시 이와 같은 투자기조를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게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가 무색하게 LG디스플레이의 EBITDA는 급감했다.

버는 돈을 모두 투자하겠다는 기조도 파격적이지만, 문제는 이제 버는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투자를 포기할 순 없었다. 이는 곧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도태되겠다는 결심과도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증설 등 투자를 이어갔고 재무건전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적자에도 대형 OLED 투자 종료 시점을 2028년으로 미룬걸 제외하고는 중소형 OLED 투자(3조3000억원) 등 핵심적인 투자는 지속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조7086억원이었던 CAPEX 규모는 2022년 5조7270억원, 2023년 3분기 기준 2조89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회사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2023년 3분기 말 322.2%, 46.8%를 기록하며 안정 범위(부채비율 200%·차입금의존도 30% 미만)를 크게 벗어났다. 

 

현금흐름 개선 총력…정철동과 시너지 낼까?


김 부사장은  운전자본 부담을 경감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작업에 집중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운전자본이란 기업의 자본 중 임금이나 원재료 매입 등 일상적인 운영에 필요한 자본을 말한다. 

LG디스플레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3조111억원에 달하던 회사의 운전자본 규모는 2022년 1조1701억, 2023년 3분기에는 9971억원으로 감소했다. 2022년 매출채권, 재고자산을 각각 2조2159억원, 4774억원 줄인 효과다. 이에 반해 현금성자산 규모는 2022년 3조5472억원에서 2023년 3분기 4조873억원으로 확대됐다. 최대 매출을 냈던 2021년(4조2865억원)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그간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성과다.

현금흐름을 확보한 김 부사장은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며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로 전환하는 체질개선 작업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2023년 3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2년간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다보니 투자는 많고, 리턴(이익)이 적었고 재무적으로 체력이 고갈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2023년 4분기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으며, 저금리 장기물 등 금융시장에서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우선 김 부사장의 예상대로 LG디스플레이는 7분기 만에 흑자를 내며 실적 반등을 위한 닻을 올린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2023년 연 매출 21조3308억원, 영업손실 2조51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4% 줄었고 영업손실 폭은 20.4% 확대됐다. 하지만 2023년 4분기에는 매출 7조3959억원, 영업이익 1317억원을 내며 분기 적자 고리를 끊는데 성공했다.

2023년 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외부 자금조달, LCD 생산직 희망퇴직 등을 연달아 추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3년 12월 상장 후 처음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총 1조3579억원 규모로 6세대 OLED 투자를 위한 시설자금(4159억원), 채무상환 3936억원, 운영자금(5483억원)으로 각각 활용된다.

특히 정호영 전 사장의 빈자리를 LG이노텍의 ‘구원투수’로 불렸던 정철동 신임 사장이 채우게 되면서 시너지를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CPO(최고생산책임자) 출신인 정 사장 역시 재무개선을 바탕으로 한 체질개선을 우선 순위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원가경쟁력 확보 등 비용절감 노력, 연말 대형 고객사 수주 등 우호적인 환경이 뒷받침되면서 2023년 4분기 흑자를 냈다”며 “체질개선 작업을 추진하며 실적을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이며 하루빨리 회사를 정상화시켜 수익구조를 탄탄히 만들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bloter.net

 

▼기사원문 바로가기

 

[어바웃 C]"2023년 4분기 흑자" 약속 지킨 김성현 LGD CFO…'재무 리스크' 털어낸다

LG디스플레이가 7분기 만에 흑자전환 하면서 김성현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의 행보가 재조명된다. 2023년 4분기 내 흑자전환을 자신한 김 부사장은 적자가 지속되는 환경에서도 현금관리, 자

www.number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