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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 지배구조 포럼]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무기력한 사외이사 제도, 원인은 과도한 법적 간섭"

Numbers 2024. 4. 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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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 지배구조 포럼]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 "무기력한 사외이사 제도, 원인은 과도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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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의 실권을 사내이사가 쥐고 있는 데 사외이사 제도를 지배구조 문제 해결의 핵심처럼 보는 자체가 오류다"

17일 <블로터>와 <넘버스>가 공동주최한 '2024 블로터 지배구조 포럼'에서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사외이사제도와 오너경영체제는 버려야할 악습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최 교수는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외이사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사외이사 제도는 지나치게 경직되게 운영되고 있다"며 "해외 사례를 보면 독립이사의 재임 기간이 9년인 경우 가장 훌륭한 성과를 낸다는 결과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가 성과를 발휘하기 위해 적어도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상법상 사외이사의 최대 임기는 6년으로 제한돼 있다. 계열사를 포함해도 9년을 초과할 수 없다. 최 교수는 사외이사 임기 단축이나 단임제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사진=블로터

 

또 사외이사가 업무에 비해 책임이 크기 때문에 무기력한 사외이사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광식 전 대우조선해양 사외이사가 대우조선 분식회계 사건 당시 면책 판결을 받은 사례를 들며 권한에 비해 책무가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사외이사도 이사이기 때문에 대표이사와 다른 직무의 집행을 감독해야 한다"며 "지배주주를 감시하는 게 사외이사의 임무가 아니다"고 말했다. 승계 문제나 오너 경영체제에 대해 사외이사가 반대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최 교수는 오너 경영 체제에 대해서도 "가족 기업이 이해관계자들에게도 더 탁월한 가치를 창출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 철학을 구현하는 면에서 경영이 안정돼 있는 가족 기업이 훨씬 더 낫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나치게 많은 가족 구성원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가족 기업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오너가 기업을 소유하고 전문경영인(CEO)을 선임해 운영토록 하는 게 이상적 경영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대기업들이 오너와 전문경영인을 합한 '하이브리드' 경영 체제를 택한 것은 가족기업의 한계인 인재의 다양성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