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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의지 불태우는 '이스타항공·에어인천', 자금력 살펴보니ㅣ아시아나 화물 M&A

Numbers 2024. 4. 1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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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의지 불태우는 '이스타항공·에어인천', 자금력 살펴보니ㅣ아시아나 화물 M&A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25일 진행된다. 유력 인수 후보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4곳의 저비용항공사(LCC)다. 일부에서는 인수 의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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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25일 진행된다. 유력 인수 후보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4곳의 저비용항공사(LCC)다. 일부에서는 인수 의지가 큰 '이스타항공'과 '에어인천'의 2파전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들의 자금력에 시선이 모인다.


VIG 지원받는 '이스타항공'...재무 부담 변수

 

이스타항공은 자금력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 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VIG파트너스는 올해 1조5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추진하는 등 국내 대표 사모펀드 운용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VIG파트너스의 누적 운용자산(AUM)은 2조5350억원에 달한다. 이는 당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가운데 6위에 달하는 규모다. 이로 인해 이스타항공은 PEF를 대주주로 둔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 압도적인 자금 조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스타항공의 인수금융 조달은 VIG파트너스의 지원사격으로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의 매각가로 3000억원~5000억원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미 VIG파트너스는 5000억원의 5호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상태다. 펀드에서 1건당 투자할 수 있는 최대금액이 제한돼 있어 VIG파트너스는 추가적인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의 자금 마련은 순항하고 있다.

변수는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이 아직까지 적자를 이어가는 등 완전히 경영 정상화를 이루지 못해 VIG파트너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매출액은 1467억원, 영업손실은 577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600배 늘었으나 영업적자폭이 18.3% 증가했다. 순손실도 전년 대비 8.1% 늘어난 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무건전성도 열악하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자본총계 98억원, 자본금 150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34.6%다. 전년 대비 자본잠식률이 대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결손금이 커 부분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이스타항공의 결손금은 5885억원이다. 이스타항공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59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0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황들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의 인수 및 자본잠식 해결을 위해 11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나 추후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스타항공 측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딜을 살펴보고 있으나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투파 우군 확보한 ‘에어인천’, 파란 일으킬까?


에어인천은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LCC 가운데 자금력이 가장 떨어지는 후보로 꼽힌다. 매출, 자산 규모가 가장 작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에어인천의 매출액은 707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1조6993억원), 이스타항공(1467억원), 에어프레미아(3750억원) 등의 매출을 고려하면 소형 항공사다.

자산 규모는 291억원에 그친다. 제주항공(1조9572억원), 이스타항공(1336억원), 에어프레미아(6180억원)의 자산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중 당장 유동화 가능한 단기금융상품 포함 현금성자산은 108억원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인 소시어스 역시 이스타항공의 대주주 VIG파트너스보다 더 작은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중소형 사모펀드 운용사다. 자금력이 다른 LCC 대비 열세에 있는 편이다. 투자 대상을 사전에 특정하지 않는 블라인드펀드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대주주인 소시어스가 컨소시엄 구성과 인수금융 등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에어인천의 주요 투자자로는 코스닥 상장사 인화정공이 있다. 인화정공은 과거 소시어스가 에어인천을 인수할 당시 360억원의 프로젝트 펀드 가운데 355억원을 한화엔진을 통해 지원한 전략적투자자(SI)다. 현재 인화정공은 한화엔진을 한화임펙트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대금(1370억원)을 납입 받아 2000억원 이상의 실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에어인천은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한 재무적투자자(FI)로 확보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의 누적 AUM은 5800억원 수준에 불과해 대형 FI는 아니다. 따라서 이들 투자자만으로 에어인천이 타 인수후보를 매각가로 앞지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시어스는 본입찰 전까지 추가적으로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현재 에어인천의 최대주주 소시어스는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확약서(LOC)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입찰가 외 정성적 요소도 중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전에서는 매각가로 대표되는 정량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화물 전문성 등 정성적인 부문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현재 매도자 측이 정성적인 요소 등을 포함한 인수 후보 채점표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적인 요소로는 인수 후 경영지속성, 화물 사업 전문성, 부채비율 하락 가능성, 고용보장 여부 등이 해당된다. 또한 항공업 특성상 관리·감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신뢰할 만한 대주주 적격성을 가졌는지의 여부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매각자 측은 오는 19일까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 짓고 25일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내달 중 이뤄질 예정으로 매각자 측은 차순위협상대상자도 동시에 뽑을 방침이다. 딜 클로징(거래종결)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매각자 측은 우선협상자대상자와 딜 클로징을 진행할 예정이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