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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의 계열사 관리 방법은 경영승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주사인 ㈜GS는 계열사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만큼 역대 CFO에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던 인물들이 선임됐다. 반면 GS칼텍스, GS에너지, GS건설, GS리테일 등 그룹의 모태 사업 계열사에는 대부분 순혈주의 인사가 이뤄졌다.
GS그룹의 역대 CFO에는 이완경, 홍순기, 김석환, 이태형 등 4인이 재직했다. GS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출범한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이들 모두 LG그룹을 모태로 시작한 인물이다.
㈜GS의 지주사 전환이후 이완경 초대 CFO는 1979년 럭키금성 기획조정실 재무과에서 시작해 LG석유화학 구조조정본부를 거쳤으며, 홍순기 전 CFO는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 1986년 입사해 LG 구조조정본부 차장으로 근무했다. 김석환 전 CFO도 1987년 LG증권, 이태형 현 CFO는 1994년 호남정유에 입사했다. LG와 GS의 뿌리가 같은 만큼 사실상 순혈 출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GS그룹은 일찍부터 CFO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시기와 계열사에 따라 직책으로 경영지원본무장, 재무본부장, 재무팀장 등 명칭을 사용했다. GS그룹은 역사적으로도 CFO의 역할을 중시하는 집단이다. 과거 LG그룹이 허씨와 구씨 일가가 경영했던 당시 구씨 일가는 외형을 담당했으며 허씨 일가는 재무 등 내실을 담당했다.
GS그룹은 2004년 LG로부터 LG칼텍스정유, LG유통, LG건설 등 계열사를 떼내어 GS그룹으로 시작했다. 모태 사업이 정유, 건설, 유통에 뿌리를 둔 집단이다. 이후 여타 기업의 인수합병(M&A), 분할 등을 통해 현재의 GS그룹이 완성됐다.
재벌그룹의 재무실은 오너 일가의 승계작업과 기업 전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그룹별 문화가 상이하다. 또 모태 사업을 이끄는 계열사와 M&A를 통해 만들어진 계열사의 문화와 성격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재벌그룹의 지주사와 모태 사업 계열사 재무실은 한곳에 오래 재직한 순혈 인재로 구성된다. 선후배 사이의 관계가 끈끈하며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모양새다. 이로 인해 지주사 또는 모태사업의 계열사에는 한곳에 오래 몸담은 CFO 출신이 많다.
반면 계열 편입된 계열사는 M&A 전문가나 자금관리 전문가, 혹은 해당 사업의 역량을 보유한 전문경영인들이 CFO로 선임되는 경향성이 있다. 가령 SK그룹의 경우에도 모태 사업인 유공(현 SK이노베이션) 라인이 재무실을 이끌어온 반면 M&A로 만들어진 SKT와 SK하이닉스는 상호 인재를 중용하거나 지주사에서 파견하는 모습을 보였다.
GS그룹 또한 GS칼텍스, GS리테일, GS건설 등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계열사 CFO에는 대부분 해당 계열사의 순혈들이 자리해왔다. 반면 M&A로 설립된 GS E&R, GS 글로벌 등 계열사에는 그들의 자회사를 비롯해 인재를 상호 중용하는 모양새다.
이는 CEO와 연계해 살펴보면 보다 명확해진다. GS칼텍스와 GS에너지, GS건설, GS리테일에는 모두 GS그룹의 3세 혹은 4세 경영인인 허씨 일가가 자리해왔다. 반면 GS E&R, GS 글로벌의 역대 CEO에는 대부분 전문경영인들이 자리했다. 계열사별 그룹 내의 위상 차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역대 ㈜GS CFO 출신의 특징은 모두 계열사 CFO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2004년 계열분리 이후 이완경, 홍순기, 김석환, 이태형 모두 계열사 CFO를 거쳐 지주사 CFO로 올라섰다. 초대 CFO인 이완경은 LG투자증권 재경총괄(부사장)을, 홍순기는 GS EPS CFO를, 김석환은 GS 글로벌과 GS E&R CFO를, 이태형은 GS에너지 CFO를 거쳐 ㈜GS CFO 자리에 올랐다.
㈜GS는 지주회사 특성상 다양한 계열사를 두루 살피면서 승계작업과 성장동력을 확보한다. 때문에 여타 계열사의 CFO를 거쳐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을 선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들 CFO는 많게는 9개의 감사, 기타비상무이사직도 수행한다. 현직자인 이태형 CFO는 ㈜GS, GS글로벌, GS스포츠, GS엔텍, GS E&R, GS에너지, GS EPS, GS칼텍스, GS벤쳐스, 휴젤에서 감사 또는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GS그룹의 매출구조는 GS칼텍스, GS건설, GS리테일 등 계열사가 대부분을 담당하는 구조다. GS그룹의 승계구도의 핵심 또한 이들 3개의 계열사다. 각 계열사는 허씨 일가가 세대를 거듭하며 꾸준히 관리해왔다. 그룹의 핵심 캐시카우인만큼 영향력도 상당하다. 현재 세 개의 계열사에 향후 승계구도의 중심인 오너 4세 허세홍, 허윤홍, 허서홍이 자리한 것도 관전 포인트다. 이들의 승계 관련 이슈 역시 각 계열사의 재무라인이 수행할 과제다.
GS칼텍스는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아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가 2019년부터 이끌고 있다. 허세홍 대표는 일찍이 GS칼텍스에 합류해 15년 이상 회사에서 재직해왔다. GS건설은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의 아들 허윤홍이 계열분리 이후부터 줄곧 재직하다가 2020년 신사업부문 대표이사(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2024년 정기주주총회에서 GS건설의 대표이사(사장)로 선임되며 사내이사로 올라섰다. 특히 허윤홍 대표는 허창수 전 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승계작업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GS리테일은 그간 허연수 부회장이 담당해왔다. 그러다 2024년부터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부사장)이 합류했다. 허서홍 부사장은 GS에너지의 CFO, ㈜GS 미래사업팀장(부사장)을 지내며 전문 경영수업을 받은 것이 특징이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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