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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의 지주사인 ㈜GS의 역대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계열사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인물들이 선임됐다. ㈜GS의 CFO는 그룹 승계를 비롯한 계열사 전반적인 사업 계획까지 관여하는 자리인 만큼 중책으로 꼽힌다. 또 역대 CFO들 모두 ㈜GS 또는 계열사의 대표이사(CEO)로 이동한 것도 특징이다.
GS그룹은 지난 2004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해 설립됐다. 초기에는 정유, 건설, 유통 계열사를 떼내어 시작했으며 이후 인수합병(M&A), 분할 등을 통해 현재의 GS그룹이 완성됐다. 지금까지 이완경, 홍순기, 김석환, 이태형 등 4인의 CFO가 재직했다.
㈜GS CFO들은 출신이 모두 다양하다. 이완경 초대 CFO는 럭키금성 기조실 재무과에서 경력을 시작해 LG상사를 거쳤다. 홍순기 전 CFO는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서 시작했으며 김석환 전 CFO는 1987년 LG증권에 입사했다. 이태형 CFO는 여타 인물들과 달리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다. 모두 거쳐온 길은 다르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재무역량을 갖춰온 인물들이다.
㈜GS의 CFO는 그룹 내 위상도 남다르다. 현직자인 이태형 CFO를 제외하면 모두 ㈜GS 또는 계열사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이완경은 GS EPS와 GS글로벌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홍순기는 현재 ㈜GS 대표이사(사장)다. 김석환도 GS E&R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CFO의 중요성과 역량을 인정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역대 ㈜GS CFO 출신은 모두 계열사 CFO 경험이 있다. 2004년 계열분리 이후 이완경, 홍순기, 김석환, 이태형 모두 계열사 CFO를 거쳐 지주사 CFO가 됐다. 초대 CFO인 이완경은 LG투자증권 재경총괄(부사장), 홍순기는 GS EPS CFO, 김석환은 GS 글로벌과 GS E&R CFO, 이태형은 GS에너지 CFO를 거쳐 ㈜GS CFO 자리에 올랐다. 계열사를 경험한 만능 살림꾼을 ㈜GS의 CFO로 중용하는 모양새다.
과거 GS그룹은 영남 출신, 고려대 인재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재계는 GS그룹 창업주인 고 허만정 가문의 뿌리가 경남 진주였던 만큼 영남 인재가 많이 선택됐다고 분석한다. 또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 있던 시절에는 동문인 고려대 출신도 많이 중용됐다. 다만 최근에는 지연·학연 기조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 이태형 CFO는 전북 전주와 서울대 출신이다.
홍순기, ㈜GS CFO만 10년…그룹 2인자로
홍순기 ㈜GS 대표는 1959년 경남에서 태어나 부산대를 졸업한 뒤 1986년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 입사했다. 이후 LG 구조조정본부, LG정유 등을 거쳐 2005년 말 GS EPS 관리부문 상무에 올랐다.
홍 대표는 다른 CFO에 비해 지주사에 오랜 기간 몸담아왔다. 2007년부터는 ㈜GS에 합류해 업무지원팀장을 지냈다. 당시 초대 이완경 ㈜GS CFO와 합을 맞췄다. 이후 2009년 재무팀장(상무), 2010년 재무팀장(전무), 2013년 재무팀장(부사장), 2017년 재무팀장(사장)을 거쳐 2020년 ㈜GS 대표이사(사장)을 맡았다.
GS그룹은 2004년 출범 이후 오너가와 전문경영인 투톱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왔다. 전임자였던 서경석, 정택근 전 대표이사는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과 함께 일했다. 홍 대표는 2020년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 등장했던 당시 대표이사로 올라서면서 오너가와 실무자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홍 대표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GS에서 15년 이상 재직해왔다. 또 CFO 역할도 10년가량 수행했다. 이 기간 GS그룹은 GS글로벌(2009년)과 GS E&R 인수(2014년) 등 굵직한 M&A를 성사시켰으며 2012년 GS에너지의 물적분할도 완료했다. 사실상 GS그룹의 자금 관리, 투자 등 전반적인 지배구조 개편이 그의 손을 거친 셈이다. 현재 그는 GS그룹의 2인자로 평가받고 있다.
‘믿을맨’ 김석환 GS E&R 대표, 그룹 안정화 기여
김석환 GS E&R 대표는 1962년 부산 출생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LG증권에 입사한 뒤 ㈜GS 사업지원팀을 거쳐 2007년 GS EPS 관리부문담당(상무)을 맡았다. 2009년 7월 GS글로벌 CFO(상무), 2012년 GS글로벌 CFO(전무)를 지낸 뒤 2014년 GS E&R 경영지원본부장(전무), 2016년 GS E&R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9년 ㈜GS 경영지원팀장(부사장), 2020년 ㈜GS 경영지원팀장(사장)을 거쳐 2022년부터 GS E&R 대표이사로 재직해왔다.
김 대표는 허태수 회장과 LG증권에서 같이 일했던 경험이 있다. 김 대표는 1987년 LG증권에 입사했으며 허 회장은 1988년 LG증권 부장으로 합류했다. 또 오너 일가와 동향이며 허창수· 허태수 회장과 같은 고려대 출신이다.
김 대표의 약력을 보면 그룹 내에서도 그의 역량을 높이 사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GS글로벌, GS E&R 등 GS그룹이 외부에서 인수한 기업들의 계열 편입을 안정시켰다는 점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2009년 7월 GS글로벌 CFO에 올라선다. GS글로벌은 쌍용그룹 해체 이후 모건스탠리에 팔려 외국기업이었다가 GS그룹이 인수한 종합무역상사다. GS그룹은 인수 직후 사업 안정화를 위해 김 대표를 GS글로벌 CFO로 내세웠다. 김 대표는 CEO인 정택근 대표이사와 의기투합했다. 정 대표 또한 CFO 출신으로 ㈜GS 대표이사(부회장)까지 지냈던 인물이다. 그룹 차원의 ‘믿을맨’들을 파견해 GS글로벌의 초기 사업을 안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2014년 GS E&R 경영지원본부장(전무)으로 이동한다. GS E&R 또한 GS그룹이 STX로부터 인수한 에너지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당시 김 대표는 CFO로서 정택근, 홍순기 기타 비상무이사와 함께 GS E&R을 꾸려갔다.
이태형 ㈜GS CFO, 포트폴리오 관리까지 영역 확장
이태형 ㈜GS 재무팀장(CFO) 겸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PM)팀장은 1970년생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또 미국 워싱턴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으며 재무 관련 지식도 쌓았다. 이 CFO는 1994년 호남정유에 입사한 뒤 GS에너지 전략기획팀장을 거쳐 2014년 GS에너지 경영기획부문장(상무)에 올랐다. 이후 2016년 GS파워 마케팅부문장(상무), 2017년 인천종합에너지 대표이사를 거쳐 2020년 말 GS에너지 경영기획부문장(전무)로 이동했다. 2022년부터는 ㈜GS의 재무팀장 겸 PM팀장(부사장)을 맡고 있다.
이 CFO는 전임 CFO들과 달리 공학도다. 이에 더해 MBA 과정을 수료하면서 공학 전문성과 재무적 역량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오랜 기간 GS에너지에 몸담아온 만큼 GS그룹의 모태 사업인 에너지, 정유 분야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이 CFO는 PM팀장 역할도 한다. 통상 지주회사는 스스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가 아니다. 자회사의 배당 수익과 투자한 기업의 성과가 주 수익창출원이다. 이 CFO는 회사의 곳간을 지키는 한편 투자회사의 성과와 관리 업무까지 맡게 된 셈이다. GS PM팀은 허태수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반영한 신사업 발굴과 투자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CFO는 ㈜GS 외에 다양한 자회사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GS는 지주회사의 특성상 다양한 계열사를 두루 살피면서 승계작업과 성장동력을 확보한다. 이 CFO도 ㈜GS 외에 GS글로벌, GS스포츠, GS엔텍, GS E&R, GS에너지, GS EPS, GS칼텍스, GS벤쳐스, 휴젤 등 9개사에서 감사 또는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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