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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자본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문제 없나ㅣ아시아나 화물 M&A

Numbers 2024. 4. 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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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자본 손잡은 ‘에어프레미아’, 문제 없나ㅣ아시아나 화물 M&A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를 위해 룩셈부르크 화물 항공사 카고룩스의 손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외국 자본의 국내 항공업 진출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M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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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인수를 위해 룩셈부르크 화물 항공사 카고룩스의 손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외국 자본의 국내 항공업 진출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MBK·카고룩스 지원받는 '에어프레미아', 투자 구조는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최근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본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LOI에는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츄에이션(SS)펀드, 메리츠증권, 룩셈부르크 화물 항공사 카고룩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인 JC파트너스와 파빌리온PE가 함께 공동운용(Co-GP) 펀드를 조성하고 카고룩스, 메리츠증권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형태다. MBK파트너스는 SS 2호 펀드를 통해 약 2000억~3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MBK가 직접 에어프레미아의 CB에 투자하는 배경은 원금 회수를 보장받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CB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지분투자 방식이다. 투자기간 동안에는 약정된 이자를 수령할 수 있고 만기가 되면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또는 보장된 수익을 지급받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를 인수한 후 기업가치가 높아진다면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외국 자본’ 우려 목소리


일각에서는 에어프레미아의 인수 구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어프레미아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룬 카고룩스는 룩셈부르크항공과 카타르항공이 지분을 보유한 화물 항공사이기 때문이다.

정책당국 안팎에서는 외국인의 실효적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항공업은 국내 영공을 대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특성 탓에 안보 및 안전 이슈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어 외국 법인 또는 외국인의 경영권 행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에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은 외국 법인 또는 국내 법인이더라도 외국인의 실질적 지배가 인정되는 경우에 국적항공사가 될 수 있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외국 자본이 항공사 지분 50% 미만을 가지고 있더라도 국토교통부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면허 인가가 어렵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외국인은 과반수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되지 못함은 물론 이사회 참여 등 우회적인 방식으로도 경영을 지배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카고룩스 등은 순수한 재무적투자자(FI)임을 인정받아야 한다.

거래의 한 관계자는 “정책당국은 우회적으로라도 카고룩스 등 외국 자본이 국내 항공 경영에 간섭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들의 경영권 행사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당국은 에어프레미아의 대주주 변동 가능성 등 국가기간산업이 외국 자본에 넘어갈 수 있는 점 역시 크게 우려하고 있고 유의 깊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어프레미아, 국토부 문턱 넘을 수 있을까


이로 인해 에어프레미아가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거래 당자사로 선정되어도 국토부의 승인을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주주 관련 리스크도 남아있다. AP홀딩스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김정규 회장(타이어뱅크·에어프레미아 회장)은 탈세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사업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거래 당사자는 국토교통부의 대주주 적격성 관련 사안에 응답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거래 당사자는 대주주의 전과기록과 형사소추 기소 조사 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에어프레미아 측은 입장 표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거래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 제한 등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 외의 부분은 확인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관련 인수의향서만 제출한 상황”이라며 “이외의 부분들은 현실화되지 않은 데다 현재 에어프레미아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황이 아니기에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