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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C] 곽주호 진에어 CFO, 보수적 재무전략 빛 볼까

어바웃 C/CFO

by Numbers_ 2024. 5. 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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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C] 곽주호 진에어 CFO, 보수적 재무전략 빛 볼까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서 재무와 회계를 총괄하는 곽주호 인사재무본부장 상무는 수비형 최고재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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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에서 재무와 회계를 총괄하는 곽주호 인사재무본부장 상무는 수비형 최고재무책임자(CFO)다. 항공업계가 어려웠던 코로나19 시기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영구채 리파이낸싱을 통해 부채비율을 관리했다.

곽 상무 개인의 성향보단 현재 진에어가 놓인 상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모회사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결합을 추진 중이라는 점을 고려했다는 의미다. 기업결합에 따라 산하에 있는 LCC 3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도 힘을 받을 여지가 높다. 인수합병(M&A)이 완료될 때까지 회사가 유동성 부족 등에 직면하지 않도록 세심히 살피는 일이 곽 상무의 역할인 셈이다.


재무지표 전방위적 개선…'무차입 경영' 돌입


진에어는 2023년 3928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록했다. 2016년 상장 이후 역대 최고치다. 여객산업 회복이라는 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 영업활동 현금 창출력을 강화했고 유동성을 늘렸다. 또 자본적지출(CAPEX)을 조절해 균형을 맞췄다.

같은 해 진에어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3414억원이다. 전년 대비 15.4배 늘어난 규모다. 반면 운전자본 투자금은 2022년 1384억원에서 2023년 590억원으로 57%가량 줄이면서 현금유출을 최소화했다. 운전자본이란 기업이 영업활동을 할 때 필요한 자본으로, 매출채권, 재고자산, 매입채무 등으로 구성된다. 운전자본 투자 항목을 제외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전년 대비 2.5배 증가한 4003억원으로 집계됐다.

호실적에 따라 배당금으로 빠져나간 현금은 기존 38억원에서 53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CAPEX를 22억원으로 억제하면서 지출 규모를 조절했다. 이렇게 진에어는 4000억원에 가까운 FCF를 창출할 수 있었다.

 


진에어는 2023년 말 기준 4183억원의 현금 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을 보유 중이다. 1년 만에 약 2000억원 정도를 늘렸다. 차입금 규모를 3950억원에서 3332억원으로 줄이고 보유 현금은 늘리면서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2022년 말 607.9%였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566%로,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51.2%에서 35%로 하락했다. 이와 동시에 1736억원의 순차입금도 -851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에 돌입했다.

이 같은 모습을 보면 곽 상무는 우호적인 업황에서도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리기 보단 안정적으로 재무를 관리하는 보수적 기조를 유지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객산업 호황기에 맞춰 시의적절하게 대응하되 과도하게 사세를 확장하진 않았다는 의미다.

 

자본 관리 위한 보수적 재무전략, 이어갈까

 

곽 상무는 1966년생으로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자금기획팀장, 감사실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1월 진에어 인사재무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CFO라는 중책을 맡았고, 같은 해 3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곽 상무가 진에어로 넘어온 때는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전반이 침체됐던 시기였다. 당시는 현금유입을 이끌 활발한 영업활동이 여의치 않아 LCC들의 주요 임무가 ‘자금조달’이었다.

진에어는 곽 상무 전임인 김현석 전무가 CFO였던 시기부터 보수적인 재무전략을 펼쳤다. 특히 2020년에는 어떤 외부 자금도 끌어들이지 않았다. 이듬해인 2021년 4월 자사주를 활용해 159억원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이후 2022년 말까지 두 차례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으로 1370억원, 한 차례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1238억원을 조달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 자본성 증권이다. 유상증자는 대표적인 주식자본시장(ECM) 영역의 자금조달 방식이다. 부채 규모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재무지표도 훼손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2021년 8월 김 전무가 CFO였을 때 75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하고, 같은 해 11월 주주배정 유상증자(1238억원)를 단행했다. 이듬해 곽 상무가 CFO로 부임했고 첫 영구채를 스텝업(금리 인상) 이전인 2022년 8월 조기상환했다. 곽 상무는 같은 해 10월 62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해 기존 영구채 상환으로 인한 자본 감소를 최소화했다. 두 번째 영구채 또한 2023년 중 상환을 마무리했다.

곽 상무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보단 전임자와 동일한 재무 전략을 펼치며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여기엔 현재 모회사 대한항공이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 M&A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친다면 자회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사 통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LCC 3사가 통합될 경우 부채총계 급증으로 향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딜이 예상보다 장기화된 탓에 LCC 3사 또한 당분간은 변화를 시도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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